한국한의학연구원, 침 치료 관련 생쥐 행동 변화 관찰
진짜 치료군에서만 우울증 개선, 행동 활발해지고 간 지질 대사 증상 회복 확인돼

"간 건강=정서 안정" 한의학 이론, 동물실험으로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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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간 건강이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한의학 이론이 동물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임상의학부 정지연 박사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우울증 개선과 함께 간 지질 대사 관련 이상 증상도 회복된다는 점도 확인해 간과 정서 작용이 서로 연관이 있다는 한의이론 ‘간주소설’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Behavior and Immunity(뇌, 행동, 염증 학회지; IF 6.633)에’ 게재됐다.


각종 영양소의 대사 및 저장 역할을 하는 간(肝)을 한의학에선 간주소설(肝主疏泄)이라 하여 정서(감정)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며 정신질환 치료에 간과 연계된 치료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즉 간(肝)이 소통과 배설의 기능(소설)을 주관한다는 이론으로 간의 소설 작용에 따라 사람의 정서활동, 소화활동, 질환 유발, 월경 불순 등이 영향을 받는다고 보 것이다.

연구팀은 간주소설 이론의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우울증 유발 쥐를 △무처치 대조군 △진짜 침 치료를 시행한 실험군 △가짜 혈자리에 침 자극을 준 가짜 침 치료군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하며 행동변화를 관찰했다. 침 치료의 경우 간의 기를 보호하거나 균형을 잡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하기 위해 음곡(陰谷), 곡천(曲泉) 등 경혈에 침을 놓는 간정격(肝正格) 치료법 활용해 7일간 실시했다.


이 결과 우울증을 유발한 실험쥐에게서는 움직임이 줄어드는 우울증 대표 행동증상이 나타났다. 반면 진짜 침 치료군은 개방장 실험(Open field test)에서의 총 이동거리가 약 36% 증가했고, 구슬 파묻기 실험(Marble burying test)에서의 행동반응도 약 76% 증가했다. 가짜 침 치료군에서는 약간의 향상만 있었을 뿐 유의미한 결과는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과가 실제 간과 관련이 있는지 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간을 중심으로 실험동물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분석했다.


침 치료군에서만 특이한 간 지질체 변화가 나타났는데, 특히 우울증으로 줄어든 ‘불포화도가 높은 지질들’이 증가했으며 이를 통해 간 효소 AST 수치(일명 간수치)도 약 32% 개선됐다.불포화도가 높은 지질은 혈장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체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지질대사 문제로 인해 유발되는 우울증 관련 염증인자(IL-1β, TNF-α, COX-2)의 발생량이 낮아졌는데, 특히 전신 면역을 담당하는 비장에서 40%이상 감소했다.


연구팀은 침 치료가 어떤 기전을 통해 우울증과 간 지질대사를 동시에 개선했는지 확인하고자 실험쥐의 뇌 및 체내에서 발생하는 물질 변화도 살펴봤다. 우울증 유발과 간지질 대사에 모두 영향을 미치며 연관 매개로 알려진 렙틴 수용체 활성이 대조군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이를 통해 렙틴 저항성도 대조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며 우울증과 간 기능이 동시에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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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책임자 정지연 박사는 “한의학 대표 치료법인 침 치료의 우울증 개선 효능 규명과 함께 ‘간주소설’ 이론의 과학적 근거까지 마련한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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