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옥죄기 법' 나오나
여당, 금융노조와 관련법 발의 예정
대선 앞두고 '길들이기' 거세질까 우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와 손잡고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연임을 제한하고, 임원의 겸직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법안 대표발의에 나서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여당의 경선 과정에서 관련 논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금융사들은 시장과 기업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2일 정치권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 의원과 금융노조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의 핵심은 금융지주 대표의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이다. 연임은 1회로 제한하고 총 임기는 6년을 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5대 금융지주 중 NH농협금융을 제외한 모든 곳이 법 적용을 받게 된다. 4대 금융지주 회장은 한 차례 이상 연임을 한 상태다.
이와 함께 현행 지배구조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지주 회장과 은행·증권·보험사 대표의 ‘자회사 대표 겸직 제한 예외 규정’도 삭제한다.
박 의원과 금융노조는 금융지주 회장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돼, 공정성과 독립성을 해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금융사의 인사권에 대해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관치금융을 넘어 정치금융으로 산업 성장을 막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민간 회사의 인사를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다양한 문제를 불러 올 수 있지만 이는 개선의 문제이지 법으로 금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정치권의 금융 개입이 심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권의 정책 불협화음은 코로나19가 다소 완화된 올해 초부터 본격화 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금융권이 가장 큰 이익을 본 업종으로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여당은 올 초 금융권 이익공유제인 ‘이자멈춤법’을 제한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압박에 나서고 있다. 재난 상황으로 소득이 감소한 사업자가 대출 원금 감면 및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는 ‘은행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또 청년층을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3% 저금리 대출이 가능한 ‘기본대출법’도 이날 발의가 된 상황이다. 서민금융지원을 위해 금융권이 매년 2000억원 이상 5년간 출연금을 내는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서민금융지원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금융권 길들이기’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계는 대선 때마다 정치권의 압력이 거세지는 업종 중 하나"라며 "특히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이번 대선은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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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교수는 "규제를 위한 규제는 결국 ‘특정 산업계가 문제가 있다’는 여론의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여론에 편승해 정치권이 민간 시장에 지나친 권력을 사용하려 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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