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소기업 고사 위기…4월 전산업생산 1.1% 감소

최근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수에즈 운하 사고 등의 여파로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원자재값 상승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사진제공 = HMM

최근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수에즈 운하 사고 등의 여파로 해상운임이 급등하면서 원자재값 상승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사진제공 = 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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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경기도 시흥의 한 자동차 부품 2차 협력사는 5월 내내 공장을 일주일에 3~4일만 가동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고객사의 발주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6월에도 정상가동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이 업체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LCD 패널 가격이 2배가량 오르면서 납품가 맞추기도 버거워졌다. 이 업체 이모 대표는 “코로나 장기화로 매출 회복도 힘든데 원자재 가격도 올라 당장 다음 달 직원 월급 주는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출 중소기업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대기업은 코로나 기저효과에 힘입어 수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중소기업은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인한 수급 불안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주문량 급감 등으로 생산 라인을 멈춰 세우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1% 감소했다. 수출 양대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부진으로 인해 제조업 출하는 0.9% 하락했고 제조업가동률지수 역시 73.8%로 지난달보다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다발적으로 폭등하는 원자재값 상승도 1년 넘게 코로나로 휘청한 생산현장의 중소기업을 옥죄고 있다. 골판지 원자재인 골심지 가격 급등으로 상자제조업체들은 관련 업계의 호황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철스크랩, 석유화학제품 등의 가격 상승은 주물업계와 플라스틱 업체를 낭떠러지로 밀어 넣고 있다. 이들은 경영난을 호소하며 대기업에 납품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 구조상 신속한 반영이 쉽지는 않다.


특히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현상은 생산자물가까지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30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요인과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 분석’ 보고서는 수입 원자재 관련 품목가가 10% 상승할 때 생산자물가는 연평균 0.43% 인상된다고 예측했다. 강내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국내 수출중소기업의 경우 비용의 비탄력성으로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며 “원자재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자원 공급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추이. 자료 = 상하이해운거래소(SSE)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추이. 자료 = 상하이해운거래소(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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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운임 급상승에 수출 中企 부담 가중

치솟는 해운운임도 수출 중소기업에는 악재다. 경상남도 소재 소형가전기업 A사는 최근 중국 OEM 제품을 들여오는데 배를 구하지 못해 인근 항구의 다른 해운사 배를 급하게 확보하느라 2배의 운임을 치러야 했다. A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글로벌 선사의 컨테이너선들이 최근 중국 물동량이 늘자 부산을 건너뛰고 미국으로 바로 직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8일 3495.7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이에 선사와 주로 단기계약(스폿)을 하는 중소기업들은 운임 상승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은 연일 최고가를 넘어서는데 이를 감수하고 배를 예약한다 해도 한 달 뒤에나 선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는 늘고 주요 항만에선 적체가 계속돼 운임 상승세가 3분기까지 이어진다는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는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선박 보유량을 늘리지 않겠다고 밝혀 당분간 운임 폭등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수출바우처 사업에 국제운송 서비스를 신설해 수출 중소기업의 물류비용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또한 항공·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피해 수출 중소기업에 물류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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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소기업은 원자재가 상승 등의 외부요인에 대한 헷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여기에 최근 환율이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원화강세를 보임에 따라 중소기업의 삼중고가 사중고가 되지 않도록 정부가 큰 틀에서 지원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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