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한미정상회담 이후 정부가 해야할 일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 용사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외국 정상 최초로 백악관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릎까지 꿇었다.
퍼켓 예비역 대령은 한국전 당시 청천강 북쪽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생명을 무릅쓰고 중공(중국)군의 공격을 막아낸 공적을 인정받았다.
주목할 점은 퍼켓 예비역 대령이 중국군에 대한 공적으로 미국 군인 신분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받았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굳이 문 대통령을 이 자리에 참석시킨 것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해주는 의미와 함께 중국 견제 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깜짝 이벤트’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한미 정상회담은 중국으로 시작해 중국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성명 곳곳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한국의 역할 확대가 언급됐다.
회담 전부터 논란이 됐던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 협의체 ‘쿼드’ 가입 이야기는 없었지만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한국의 쿼드 참여 길을 열어놓은 것이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라는 문구도 넣었다.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군사안보적 위협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도 중국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사일 자주권 확보라는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중장거리 미사일을 한반도에 배치하지 않고도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미국과 우리 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원하는 것을 주고받았다고 보고 있다. 정상회담 전부터 미국은 중국 압박을, 한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요구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했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문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물론 남북 판문점 선언을 공동성명에 모두 포함시켜줬다. 반대로 우리 정부는 미국의 중국 견제 동참 요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그동안 미국이냐, 중국이냐라는 기로에서 미국으로 한 걸음 옮기는 선택을 한 게 현실이다. 다음 달 초청을 받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국 견제 노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국내 정치권과 언론들은 연일 "중국이 한국에 대해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번 방미와 관련해 중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왔고, 중국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이해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 "불장난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날 선 공식 발언들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더욱 신중한 외교가 필요하다. 대중 관계 정립은 더욱 시급해졌다.
물론 중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때처럼 경제 보복 조치를 할 가능성은 낮다. 정부도 같은 시각이다. 한미가 안보 중심 동맹에서 경제 동맹으로 외연을 확장하긴 했지만, 한국의 대중 전략이 바뀐 단계는 아니다.
여전히 한미는 ‘포괄적 전략 동맹’이고, 한중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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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1년 동안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미국과 중국에 대한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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