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前 대사 "쿼드, 적기 놓쳤다...직접 참여 않더라도 준회원국 고려해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국내 대표적인 미국·러시아 전략통으로 꼽히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본부장)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안보 협력체 ‘쿼드(Quad)’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적기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쿼드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준회원국 방식 참여를 모색해 볼 것을 권고했다.
위 전 대사는 최근 아시아경제 고정 필진인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및 본지 기자와 가진 대담에서 "현재는 중국이 이미 쿼드를 ‘반중 결사체’로 규정한 상황이고, 우리는 그동안 외교부 장관이 ‘쿼드에 들어가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할 정도로 쿼드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며 "이러한 지금 우리의 쿼드 참여는 리스크를 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 이후 발표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문에는 ‘쿼드의 중요성 인식’ 표현이 포함돼 우리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쿼드에 협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위 전 대사는 "지금이라도 사안 별로 쿼드와 협력할 영역을 찾아내거나 또는 쿼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2선(second tier) 정도로 준 회원국 방식의 참여를 선택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뚜렷한 좌표를 정하지 못한 탓이라고 위 전 대사는 진단했다. 그는 "어렵더라도 결단을 내리라"면서도, 단 미·중 한쪽 편에 서는 것이 아닌 한국이 설 좌표와 나갈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전 대사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는 한국이 문제를 키운 점이 있다"며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 필요성은 이미 김대중 정부 시기에 처음 문제제기가 있었던 사안인데, 그때 미·중 사이에서 프레임을 확실하게 설정했어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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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전 대사는 외교의 일관성을 ‘시곗바늘’에 비유했다. 미국이 우리를 3시 방향으로 잡아당기려고 하고 중국이 우리를 9시 방향으로 잡아당기려 하는 가운데 오락가락하기만 해 왔다는 것. 그는 "일본의 경우에는 2시, 호주는 2시 반, 인도는 12시 반 정도를 선택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1시 언저리’를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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