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다이애나비 '남편 불륜' 폭로 배경에 BBC직원 사기 있었다
'찰스 불륜' 언급한 1995년 인터뷰 당시 일부 조작 확인
아들 윌리엄·해리, BBC 비판…"어머니 목숨 앗아가"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이 결혼에는 우리 셋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복잡했다"(Well, there were three of us in this marriage, so it was a bit crowded)라고 말하며 남편 찰스 왕세자의 불륜 사실을 폭로한 다이애나비의 인터뷰가 성사된 배경에 영국 공영 BBC방송 직원의 사기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BBC의 의뢰로 다이애나비 인터뷰 배경을 조사하던 존 다이슨 경이 이날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그동안 제기된 인터뷰 관련 의혹이 대체로 사실이라고 전했다. 다이애나비는 당시 인터뷰에서 자신의 남편 찰스 왕세자와 그의 오랜 연인이었던 커밀라 파커 볼스(현 찰스 왕세자 부인)와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인터뷰는 2280만 명이 시청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앞서 다이애나비의 동생인 찰스 스펜서 백작은 BBC의 직원 마틴 바시르가 거짓말과 위조된 은행 입출금 내역서 등을 내밀며 다이애나비와의 인터뷰를 주선케 했다고 주장해왔으며, 인터뷰 방영 25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이를 공개 폭로했다.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가 위조된 은행 서류를 제시하며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비 정보를 흘렸다고 말했으며, 그 서류를 안봤다면 바시르를 누나에게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가 다이애나비의 개인 편지를 누가 훔쳐봤다거나, 그녀의 차가 추적당하고 전화가 도청됐다며 다이애나비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폭로에 BBC는 지난해 11월 퇴직한 대법관인 다이슨 경에게 다이애나비 인터뷰의 배경 조사를 의뢰했다.
다이슨 경은 보고서에서 "바시르가 부적절하게 행동했고 BBC의 편집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평가했다. 또 바시르가 BBC 관리자들에게 위조 서류를 보여준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바시르의 설명 상당 부분이 "믿을 수 없고, 신뢰가 가지 않으며, 일부는 부정직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슨 경은 바시르에게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1996년 당시 BBC의 조사도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펜서 백작의 주장을 검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BBC가 "자사의 특징인 높은 윤리와 투명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BBC는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건 없는 사과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바시르는 은행 서류 위조 행위를 깊이 후회한다면서도 그것이 다이애나비가 인터뷰에 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유지했다.
1961년생인 다이애나비는 1981년 영국 찰스 왕세자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으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문제의 인터뷰 이듬해인 1996년 이혼했고 1997년 8월 31일에 교제 중이던 이집트 출신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와 함께 파리 알마 터널에서 파파라치를 피해 고속 질주하던 중 차가 터널 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졌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BBC방송 직원에게 속아 '1995년 인터뷰'를 했다는 20일(현지시간) 발표 조사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는 윌리엄 왕세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다이애나비의 아들인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이날 보고서에 대해 BBC를 비판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기만적인 인터뷰 방식이 어머니 발언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해당 인터뷰는 부모님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이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이를 아프게 해왔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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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자도 "악용의 악습과 비윤리적 관행의 파급효과가 결국 어머니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며 "이러한 관행이 더 심해져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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