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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사망 대학생' 사고…친구 신상털이, 댓글 테러까지…관심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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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뒤 숨진 채 발견된 손 씨 사건, 국민적 관심 집중
"범인이 증거 인멸할 수도" 일부 누리꾼 억측·유언비어
손 씨 친구 가족에 댓글 테러·신상털이 등 피해 입히기도
전문가 "수사는 경찰이 하는 것…국민 '탐정놀이' 지양해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정민 씨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국화. / 사진=아시아경제DB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정민 씨를 추모하기 위해 놓인 국화. /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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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범인이 증거 인멸하고 웃고 있을지 모릅니다.", "경찰들 뭐 하냐? 철저히 수사해서 법적 처분 내리세요."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에 취해 잠들었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 씨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과열되면서, 억측·유언비어까지 확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손 씨 실종 시점 당시 함께 잠들었던 친구 A 씨를 피의자로 단정하는가 하면, A 씨 가족의 직장에 '댓글폭탄'을 쏟아내거나 신상털이를 시도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급기야 경찰 내부에서 "음모론을 퍼뜨리지 말아 달라"며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에는 손 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일각에서는 손 씨 친구인 A 씨를 사실상 범죄자로 단정하면서 "변호사를 사서 시간 끌고 있다", "세상에 나쁜 사람이 너무 많다. 어떻게 친구를 (살해하나)" 등 억측, 욕설을 쏟아내는 이들도 있다.


손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반포 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이후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그는 인근 물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손 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손 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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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A 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3시30분께 자신의 부모님과 통화한 뒤 한시간 뒤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귀가했다. 손 씨 유족 측은 △A 씨가 손 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귀가한 점, △사건 당시 신고 있던 신발을 버린 점, △최면수사 당시 변호사를 선임한 점 등을 들어 "상식적이지 않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10시간가량 조사했으며, A 씨 가족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사건 피의자는커녕 단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을 뿐인 A 씨를 범죄자로 단정 짓는 유언비어가 확산한다는 데 있다.


지난 10일 '카카오지도'에 올라온 서울 한 병원 리뷰 페이지에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게재돼 있다.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일 '카카오지도'에 올라온 서울 한 병원 리뷰 페이지에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게재돼 있다.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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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누리꾼들은 A 씨 부친이 운영한다고 추측되는 병원에 '별점테러'를 쏟아내기도 했다. 카카오 지도에 등록된 서울 소재 한 병원 리뷰 페이지를 보면, 최하점인 별점 1점과 함께 "살인범 애비 병원. 절대 가지 마시오", "인생 그렇게 살지 마세요", "악마 같은 놈, 당신 가족과 경찰 모두 공범이고 살인자다" 등 폭언·욕설이 올라와 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 씨의 얼굴 사진 졸업한 학교 등 신상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다.


경찰의 '늦장 수사'로 인해 A 씨에 대한 조사가 늦어졌다는 음모론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 내부에서 '음모론을 확산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가 나왔다.


경찰 내부에서 손 씨 사건과 관련한 음모론을 퍼뜨리지 말아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경찰 내부에서 손 씨 사건과 관련한 음모론을 퍼뜨리지 말아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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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은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쓴 글에서 "음모론 퍼뜨리시는 분들, 의대생 한강 실종 같은 안타까운 사건들은 매일 몇 건씩 일어납니다. 수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라며 "매스컴에 탔다고 해서 그때마다 일반 국민들에게 일일이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해야 하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 저 사건 맡은 형사팀도 온통 매달려 있을 테고, 평소보다 꼼꼼히 살펴보고 있을 것"이라며 "자꾸 말도 안 되는 음모론 퍼뜨리면 그거에 대한 수사 보고를 써내고, 언론 보도를 내야 하기 때문에 답변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수사가) 자꾸 밀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과 직원들 알아주지도 않는데 주말 없이 고생하는 게 생각나서 속이 갑갑해진다"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이번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로 발전한 만큼 철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일반 시민은 수사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언경 '뭉클' 미디어연구소장은 지난 10일 'YTN'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있어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손 씨 아버지가 주장하는 의혹이 일리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경찰 수사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유족은 그냥 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미심쩍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추가적 수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권력은 의혹을 허투루 듣지 말고 최선을 다해 수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는 경찰이 하는 것"이라며 "언론과 우리 국민이 탐정놀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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