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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쓱nudge리더십]글로벌 에티켓? “잠시 지켜보다가 그냥 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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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활동에서 적용할 매너 원칙

[쓱nudge리더십]글로벌 에티켓? “잠시 지켜보다가 그냥 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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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잔을 잡는 방식


“너는 잔을 왜 그렇게 잡고 마시니? 그러면 와인에 체온이 닿아서 맛의 질이 떨어져.” 3년전쯤에 와인잔을 들다가 친구에게서 받은 핀잔이다. 요즘 와인을 먹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거리두기로 모이는 인원도 소규모이고 몸에도 좋다고 하니 적당한 가격을 생각해서 친구나 주변사람과 어울릴 때 딱 좋은 것이다.

친구 말로는 본인이 와인을 좀 아는 데 잔을 잡을 때는 스템(와인잔의 가느다란 중간 목부분)을 잡고 손목 스냅으로 가볍게 돌려 마셔야 한다고 한다. 손으로 잔을 감싸면 안되는 이유는 사람 온기 때문에 와인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고, 돌리는 이유는 적당한 시간만큼 공기와 닿으면 더욱 좋아서 그런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 줄 알았다. 가끔 그런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곤 했다.


어슬픈 문화론으로 낭패를


그런데, 낭패가 생겼다. 글로벌기업에서 인사업무를 오랫동안 했다는 이유로 사무실 에티켓과 글로벌 매너 강의를 종종 부탁을 받는다. 그러면 간단한 식사 매너에 관한 내용도 빠지지 않고 하게 된다. 술자리에 관한 내용도 말하며 와인잔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랬더니 휴식시간에 수강생 중 한 명이 조용히 곁에 와서 “강사님, 꼭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터넷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 정상들 만찬 때 와인잔 드는 것을 보면 그냥 편안하게 들고 마시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트럼프 대통령, 프랑스 미테랑, 마크롱 대통령, 영국의 존슨 총리, 독일의 메르켈 총리 등의 만찬 사진을 찾아보니 다양하게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반면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우리 한국의 역대 대통령은 거의 모두 스템을 잡고 있는 모습이었다. 본인이 아는 지식 차원이든 의전 참모가 조언해 주는 차원이든 결론적으로는 특별한 원칙적인 부분은 없어 보었다. 괜히 아는 척하다가 망신만 당했다는 생각으로 얼굴만 화끈거렸다.

너무나 다양한 문화 속에서


특히 최근 10여년을 업무로 인해 동남아 국가를 다니는 일이 많다 보니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된다. 거기다가 이제 환갑을 넘으니 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제법 윗자리라는 위치에 있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선배나 상사만이 아닌 후배, 부하직원들과 만나 같이 하는 자리에서 내가 처신해야 할 기준이 필요했다.


제대로 된 에티켓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만나고나면 매력적이고 함께 같이 하고 싶은 사람으로 자리매김되는 것이 중요한 요체일 것이다. 글로벌 차원이든 조직에서 상하간이든 심지어는 친한 친구 사이든…


무조건 상대에게 맞춘다


결론은 “잠시만 기다리며 지켜보자. 그리고, 자리를 같이 하고 있는 상대가 하는 방식 그대로 따르자. 쓱하고 따라가자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가 혹시 다른 사람이 나보고 틀리다고 핀잔주는 경우가 있어도 따지지 말고 ‘그렇구나, 하나 배웠다’며 맞추어 보자. 자리를 정해 놓고 정해진 규칙에 맞는 사람만 입장하는 권한을 가지는 티켓을 가진 ‘에티켓’이 아니라, 어떤 경우라도 그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배려의 마음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정하자. Manner라는 단어가 ‘손’을 뜻하는 라틴어 Manus에서 나왔다고도 하니 말이다. 맞고틀리다로 보지 말고 다르다(Different)고 생각하고 처신하자. 상대와의 만남에서 생각과 행동은 디테일할수록 좋지만 모든 것을 기억할 수가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몇 일전 글로벌 비즈니스 활동을 많이 하는 친구와 식사 중에 와인잔 잡는 것에 대해 비슷한 말을 하길래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잠시간 기다리다가 상대한테 쓱하고 맟추자’고 했더니 “박교수, 좋은 원칙이다. 나도 바로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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