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A(27)씨가 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붙잡힌 A(27)씨가 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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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친누나를 살해한 뒤 인천 강화도 한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했다가 4개월 만에 붙잡힌 남동생이 올해 2월 부모의 가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을 속여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27)씨는 그의 부모가 2월14일 인천 남동경찰서 한 지구대에 누나 B씨에 대한 가출 신고를 하자 자택에서 현장 조사를 받았다.

부모는 경북 안동에서 떨어져 살고 있었고, A씨는 B씨와 인천 남동구의 아파트에서 함께 사는 유일한 가족이었다.


B씨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2월14일 8시께 A씨가 사는 아파트에 찾아갔다.

수사관들은 "누나가 언제 마지막으로 집에서 나갔느냐"고 물었고, A씨는 "2월7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수사관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2월6일 오전부터 7일 오후까지 녹화된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A씨와 함께 3시간가량 돌려봤으나, B씨가 나온 영상을 찾지 못했다.


이후 수사관들이 "2월7일이 맞느냐"고 재차 묻자 A씨는 "2월6일 새벽"이라고 말을 바꿨다. A씨는 또 "평소 누나가 외박을 자주 했다"며 "외박한 사실을 부모님에게 감춰주기 위해 2월7일에 집에서 나갔다고 말했다"고 했다.


경찰은 이날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자정을 넘겨 문을 닫자, A씨가 번복한 2월6일 새벽 CCTV 영상은 확인하지 못하고 그대로 철수했다.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동생 A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친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동생 A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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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경찰이 다녀간 이틀 후인 2월16일 누나와 주고받은 것처럼 꾸민 카카오톡 메시지를 캡처한 사진을 수사관들에게 보냈다.


A씨가 같은 날 오전 5시22분께 B씨로부터 받았다는 카톡 메시지에는 '너 많이 혼났겠구나. 실종 신고가 웬 말이니.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라고 적혀 있었다.


며칠 뒤 A씨가 '부모님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하고 떳떳하게 만나라'고 하자, B씨가 '잔소리 그만하라'고 답장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같은 방법으로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부모까지 속여 경찰에 접수한 가출 신고를 지난달 1일 취소하게 했다.


경찰을 속인 이 카카오톡 메시지는 A씨가 B씨의 휴대전화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을 다른 기기에 끼운 뒤 혼자서 주고받아 조작한 대화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자택에서 B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B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아파트 옥상에 열흘 동안 방치하고, 12월 말에는 렌터카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까지 운반한 뒤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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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의 시신은 버려진 지 4개월 후인 지난달 21일 오후 2시13분께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고, 경찰은 같은 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A씨를 붙잡았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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