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80% "외부감사, 시간·비용 늘어 부담"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내 상장사 10곳 가운데 8곳이 외부감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왔다. 새 외부감사법에 따라 감사시간이 늘어난데다 주기적 지정감사제로 기업 협상력이 떨어지면서 시간·비용 부담이 늘었다.
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주식회의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애로·개선과제 설문조사를 최근 상장사 305곳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 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감사보수가 늘어난 상장사는 83%에 달했다. 한 해 전보다 6%포인트 늘었다. 시간이 늘었다고 답한 곳은 79%로 같은 기간 6%포인트가량 높아졌다.
2018년 말 시행된 신 외부감사법에은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주기적으로 감사법인을 지정하고 자산규모·업종을 따져 적정 감사시간을 적용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상의 관계자는 "시행 첫 해인 2019년은 감사시간·비용 증가가 어느 정도 예견됐으나 지난해에도 증가추세가 지속됐다"며 "인력이나 조직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감사보수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주기적 지정감사제를 꼽은 곳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는 상장사 등이 6년간 감사인을 자율선임한 경우 다음 3년은 정부로부터 지정받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선 감사인을 선택할 권한이 업다.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이유로는 표준감사시간 도입 38%,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17%가 뒤를 이었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현재 지정감사제는 기업에 선택권을 주지 않고 기계적으로 감사인을 지정하는 문제가 있다"며 "기업은 높은 비용을 감수하는 가운데 충분히 감사풀질을 제고할 능력있는 감사인이 지정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상의에 따르면 지난해 지정감사로 보수가 한 해 전보다 80% 이상 뛰어는 곳이 있는가하면 경남에 있는 업체가 서울 소재 감사인을 지정받기도 했다. 지방에 있는 한 기업은 사업구조가 단순한데도 표준감사시간 도입 후 감사시간이 6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감사인이 과도하게 보수를 올리지 못하게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이를 이용해본 곳은 설문에 답한 기업 가운데 1.3%에 불과했다. 잘 모르거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신고할 경우 불이익을 우려한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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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 같은 문제를 고치기 위해 표준감사시간 산정방식을 개선해 감사시간을 합리화하거나 회계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한해 강화된 감사를 적용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일정 기간 감사의견 적정에 감리지적도 없을 경우 지정감사를 제외하는 등의 제안도 내놨다. 송승혁 상의 조세정책팀장은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나 주기적 지정감사나 표준감사시간은 해외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제도"라며 "기업 개별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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