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오픈뱅킹 하루 앞으로…'후발주자' 극복 과제는(종합)
저축은행 67개 오픈뱅킹 시작 D-1
은행·증권사 등 고객 선점한 상황
新사업 연계에 IT인재·자금 확보 필수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저축은행 오픈뱅킹 서비스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업계는 시큰둥한 분위기다. 이미 오픈뱅킹을 시작한 대형 금융사의 오픈뱅킹 고객을 뺏어오기 어려운 데다, 추후 신사업과의 연계도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날부터 저축은행중앙회 애플리케이션(앱) ‘SB톡톡플러스’에서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된다. 이로써 중앙회 공동전산망을 이용하는 67개사 고객이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SBI저축은행을 포함해 개별전산망을 쓰는 저축은행은 시스템 전환 작업이 완료된 후 5월 중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오픈뱅킹이란 송금·결제망을 표준화시켜 하나의 은행 또는 핀태크 앱에서 여러 금융사의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서비스다.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저축은행에서도 타 금융사의 자금 입출금 이체 및 조회가 가능해진다. 지난해 10월 10개 은행의 시범 서비스를 거쳐 12월 핀테크 기업을 포함해 47개사가 먼저 시작됐다.
오픈뱅킹의 실시로 저축은행 이용 고객의 편의성이 늘어나고 핀테크 혁신 인프라가 갖춰질 예정이지만 업계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다. 통상 새로운 서비스와 함께 선보이던 예·적금 특판이나 대규모 프로모션도 대형 업체에서는 소규모로 진행하거나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오픈뱅킹을 실시 업체 중에서는 16개사가 예적금 특판과 프로모션 등에 참여한다.
업계 후발주자로서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해 기대치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별도의 금융상품 출시나 이벤트는 없을 것”이라면서 “저축은행을 주거래로 쓰는 고객이 많이 없다 보니 업계에서 핫한 이슈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오픈뱅킹이 시작된다고 해서 다른 금융권의 기존 오픈뱅킹 고객을 뺏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애초 지난달 29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스템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견돼 수정·안정화 작업을 거치느라 한 달가량 지체됐다. 2019년 10월 말 오픈뱅킹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12월부터 정식 사업을 펼친 타 업권과 비교하면 1년 반가량 늦어진 셈이다.
대형사는 이미 고객 선점…후발주자 단점 극복할까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대형 금융사는 오픈뱅킹 시범사업 초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실시 후 일주일간 102만명이 가입해 183만 계좌를 개설했다. 6개월 후에는 국내 경제활동인구의 약 72%에 해당하는 4096만명이 6588만 계좌를 등록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중은행의 오픈뱅킹으로 저축은행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시중은행을 주거래로 이용하는 고객이 오픈뱅킹을 이용해 저축은행 계좌를 틀 수도 있다는 기대다. 이에 지난 2월 타 금융사에 저축은행 오픈뱅킹 등록이 가능해지자 대형업계에서 각종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추후 마이데이터나 마이페이먼트 산업과 연계시키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오픈뱅킹은 그 자체로는 수익을 내긴 어렵지만 디지털 혁신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단 이 과정에서 충분한 IT 인력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외부와 협력할 수 있는 오픈뱅킹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유지해야 하고, 데이터를 상품화하거나 받아들이는 기능을 갖춰야 해서다.
현재 대형 금융사들은 IT 인재를 쓸어 담으면서 디지털 기술을 가진 인력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ICT(정보통신기술) 수시채용이 신설됐다. 자체 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연계 교육과정이 만들어진 곳도 있다. 대형 저축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 IT 신입·경력직 부문을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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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이를 뒷받침할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IT 인력을 대거 채용해가면서 디지털 전환 업무에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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