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이끈 정진석 추기경 선종…향년 90세
주변에 걱정 끼치고 싶지 않다며 연명치료 거부
1998년 서울대교구장 임명돼 14년간 이끌어
2006년 추기경으로 임명…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역임한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0세.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지난 2월 21일부터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연명치료를 거부했다. 2006년 장기기증에 서명해 이날 안구적출 수술이 진행됐다.
1931년 서울 중구 수표동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정 추기경은 열세 살부터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예식을 보조했다. 세례명은 니콜라오였다.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발명가를 꿈꿨으나 재학 기간 한국전쟁이 발발해 국민방위군에 소집됐다.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성직자의 길을 걷게 됐다. 1954년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했고, 1961년 사제품을 받았다.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서울 성신고 교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 성신고 부교장 등을 지냈다. 1970년 이탈리아 로마의 우르바노대 대학원에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그해 최연소(39세) 주교로 서품됐다. 그 뒤 청주교구 교구장, 주교회의 위원장, 교회법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돼 대주교로 승품했다. 2012년 사임하기까지 14년간 교구를 이끌었다.
그는 2006년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한국인으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서임이었다. 당시 정 추기경은 "국민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면서 "생명 존중과 청소년의 참다운 삶 등 국민 전체가 가정의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묵묵히 다짐을 실천해온 그는 자타공인 교회법 전문가이기도 하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책을 썼다고 전해진다. 시발점은 가톨릭교회가 1983년 펴낸 새 교회법전. 번역위원장을 맡아 동료 사제들과 한국어판 번역 작업에 나섰다. 이밖에도 교회법 해설서 열다섯 권 등 저서와 역서 쉰 권을 펴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장례는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진다.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