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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극적합의 배경은…백악관 이해·시장급변 맞물려 맞손

최종수정 2021.04.11 13:12 기사입력 2021.04.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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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거부권 부담 덜어주고
전기차배터리시장 주도권경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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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영업비밀 침해로 불거졌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분쟁이 10일(현지시간) 두 회사간 합의로 일단락됐다. 2019년 4월 LG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현지 법원에 SK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2년, 그보다 앞서 직원빼가기 등으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온 지 3년 반 만이다. 장기간 법정공방과 여론전 등으로 간극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이가 많았던 만큼 이번 합의는 극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대통령 거부권 시한 하루를 앞두고 전격 합의에 나선 배경을 짚어봤다.


① 백악관·美 정관계 이해관계 맞아떨어져

블룸버그는 이날 두 회사간 합의소식을 전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적재산권을 훼손하거나 (대통령의) 기후문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지 않도록 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미국 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선 한국 배터리업체의 현지 공장이 필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그린뉴딜을 앞세워 기후문제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반도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점검하도록 지시하는 등 산업계 주요 품목에 대해선 안보 관점에서 접근하는 등 직접 챙기기도 했다.

SK가 미국 조지아공장을 막 완공한데 이어 추가 공장까지 예고한 상태였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SK를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영업비밀 침해로 그간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애플의 삼성 특허침해를 이유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내린 적이 있는데, 이는 자국 기업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된 조치로 업계에서는 해석했다. 거부권은 지적재산권 보호기류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다.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미국 정부가 언제든 공격할 명분을 쥐고 있기 위해선 ITC 결정에 대해 거부권을 내리긴 쉽지 않은 처지였다.


SK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그간 수차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해왔다. SK가 미국 내 사업을 못하게 돼 공장 문을 닫는다면 일자리 6000개가 단번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민주당 소속 조지아주 상원의원 가운데 한 명은 내년에 재선을 앞두고 있는 처지였다. 조지아주 의회 차원에서도 현지 일자리, 투자확대를 위해 두 회사간 합의를 촉구해왔다.


2019년 3월 열린 SK이노베이션 조지아공장 기공식.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왼쪽 세번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다섯번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재 1공장은 완공돼 운영에 들어갔으며 2공장은 설공사가 진행중이다.<조지아주 홈페이지>

2019년 3월 열린 SK이노베이션 조지아공장 기공식.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왼쪽 세번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다섯번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재 1공장은 완공돼 운영에 들어갔으며 2공장은 설공사가 진행중이다.<조지아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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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中업체 점유율↑·완성차 내재화 속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두 회사가 결국 손을 잡도록 거들었다. 딜로이트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250만대에서 2025년 1120만대, 2030년이면 3000만대가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시장인 만큼, 초기 단계인 현 시장을 어떻게 가져가는지가 앞으로 수십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져가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자국 내 판매확대를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업체가 기세를 가져가고 있던 터였다. SNE리서치가 파악한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은 29.5%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2%로 글로벌 1위였는데 11%포인트 이상 줄면서 중국에게 1위를 내줬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점유율은 22.1%에서 43.7%로 급증했다.


<SNE리서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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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자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 점도 ‘자극’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와 SK의 주 고객이던 폭스바겐은 주요 배터리타입을 각형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내재화를 선언했다. LG나 SK 모두 파우치타입을 주력으로 한다. 폭스바겐은 테슬라와 함께 현재로선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 2위 업체로 꼽힌다.


테슬라는 물론 도요타·현대차·BMW 등 주요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자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점을 밝히면서 배터리업계와의 미묘한 긴장감이 형성돼 있던 터였다. 배터리는 일반적인 공산품과 달리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완성품만을 갖고 공정을 베끼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데다 차량성능과도 직결된 만큼,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도 언제까지 외부조달만으로 가능하진 않을 것이란 기류가 이미 오래 전부터 불거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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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송사 장기화 부담…특허전도 남아

짧게 보면 해외에서 소송전만 2년, 그보다 앞서 인력빼가기 등으로 국내서 불거진 갈등까지 4년 가까이 공방을 벌인 터라 장기화된 송사가 부담이 됐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전직 관료 등을 잇따라 고문으로 영입한데다 로펌·로비대행사를 통해 나가는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 비영리단체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한해에만 두 회사 모두 수십만달러(SK 65만달러·LG 53만달러)를 로비에 썼다. 이는 공표된 내용만 집계한 것으로 소송비용이나 정관계인사 영입비용 등을 감안하면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비밀 침해와 달리 특허소송에선 SK가 승기를 잡으면서 협상테이블 기류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ITC는 특허침해 소송에서 LG쪽 특허를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다. SK가 제기한 특허소송에선 LG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살펴보기로 한 상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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