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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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에 도로를 만들겠다고 한 남성이 있다. 자신의 땅이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없는 이른바 '맹지'였다. 이 곳에서 조경수 재배업을 하려면 차량이 오갈 수 있는 도로가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묘수가 주변 하천에 도로를 내는 거였다. 하천에 대해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다고 판단한 게 이 같은 발상의 근원이었다. 그런데 법원은 이 남성의 주위토지통행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천에 도로를 만들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하천에 도로를 내겠다는 A씨 계획에 먼저 "안 된다"며 제지를 한 건 관할 지자체였다. 강원 평창군이 2018년 11월 A씨의 하천 사용허가 신청을 불허했다. 이유는 2가지였다. 신청지에 인접한 토지소유자 동의가 없고, 향후 다리가 설치됐을 때 하천의 소통 능력에 지장을 미쳐 재해발생 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평창군 처분에 납득하지 못한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씨는 "하천에 대해 주위토지통행권이 있는 바, 임업을 하기 위해 다리를 설치하는 등 통해을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위토지통행권은 어느 토지의 사용에 필요한 통로가 없는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가 주위의 토지를 통행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달랐다. A씨가 주위토지통행권을 주장하는 하천은 공유수면법상 공유수면(국가 소유의 바다, 강, 하천)에 해당해 공유수면관리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선 점용·사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받지 않은 A씨에게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되선 안 된다는 취지로 다툰 것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민성철)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 측이 주장한 것처럼 해당 하천에 대한 A씨의 주위토지통행권은 그 내용과 범위 등이 공유수면법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판단이다. 주위토지통행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피통행지 소유자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민법상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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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판단 근거도 있었다. 재판부는 하천에 도로를 낸다고 해도 공로에 진입하기 위해선 주변 토지소유자들이 자비로 개설한 농로를 이용해야 하는 배경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주위토지통행권이 인정된다면 A씨가 타인 소유 토지 위 도로들을 계속 이용하는 걸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해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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