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샤이진보 분명히 존재" 연일 강조
전문가 "'샤이진보'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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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오세훈이냐 박영선이냐' 4·7 재·보궐선거 본투표의 막이 올랐다. 여당에선 연일 '샤이진보'를 언급하며 '숨은 표'가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샤이진보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3일 진행된 사전투표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20.54%)를 기록한 것을 두고 '여권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샤이진보가 몇 퍼센트 있는지까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샤이진보가 있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샤이진보란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 여론 조사 등에 잡히지 않은 '숨은 진보 지지층'을 뜻하는 말이다.

공표 금지 기간 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경쟁 상대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주당은 "경험상 사전 투표율이 높아서 불리한 적은 없었다"며 막판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이 그동안 여러 가지 많이 부족했지만 올바른 길로 나가기 위해 기호 1번(민주당)을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결집이 시작된 것으로 본다"며 "어제(3일) 하루만 해도 제가 명함을 쭉 나눠드리는데 저한테 (시민들이) '투표하고 왔다. 1번 찍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는 얘기를 아주 작게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론조사에 말하지 않던 우리 지지자들이 표현하고 계신다. 3%포인트 내외의 박빙 승부로 민주당이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샤이진보'의 존재를 거듭 강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가지고 있으면 행운을 불러온다는 2달러 지폐를 선물 받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가지고 있으면 행운을 불러온다는 2달러 지폐를 선물 받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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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샤이'(Shy) 라는 용어의 사용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여론조사에 덜 반영된 '샤이 트럼프 현상'에서 대두됐다. 당시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여론조사와 언론 등에서는 경쟁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결과는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완전히 빗나갔다.


트럼프 후보는 선거 과정 동안 인종, 여성 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여러 논란을 일으켰는데, 이러한 인물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숨은 지지층'이 샤이 트럼프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여론조사 예측보다 높은 득표율(24.03%)을 얻은 것을 두고 '샤이보수'가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처럼 민주당의 주장을 종합하면 부동산 문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으로 민심이 악화한 탓에 여권에 대한 지지 표현을 꺼리게 됐고, 이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지지층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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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힘은 높은 사전 투표율을 '분노한 민심의 표출'이라며 민주당과는 엇갈린 해석을 내놨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3일 사전 투표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이 정부가 그동안 잘못한 일에 대해 앞으로 잘 가도록 경고의 메시지를 담으려고 많이들 나오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배준영 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은 정권에 대한 유권자 분노가 최고조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폭우와 코로나19에도 정권 심판을 위한 유권자의 행진을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진보 정당이 집권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샤이진보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우리나라에서는 보수정권 시절에는 샤이진보가 많았고, 진보정권에서는 샤이보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왔다. 정치적 분위기 등의 영향으로 현 정권과 반대 입장을 표출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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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샤이진보라는 말은 성립이 안 된다. 진보정권이 정권을 잡고 있는데, '나는 진보다'라고 이야기하는 걸 꺼리고 있다면, 그건 지지를 숨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 정권에 불만이 많은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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