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국가결산]통합재정적자, 지난해 6배 불어…‘악어입’ 벌어진다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국무회의 심의·의결
통합재정수지 적자, 지난해 12조원→71.2조 폭증
정부, '주요국 대비 증가율·속도 양호' 진단
"증세 입 떼야하는 다음 정부, 역대 가장 불행한 정부 될 것"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가부채가 1년새 240조원 이상 급증하면서 재정수지 역시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출은 늘어난 반면, 세수 증가세는 둔화했기 때문이다. 2019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한 해만에 6배 가까이 뛰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주요국 대비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이 아직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불안한 세입기반과 올해 예고된 정치적 혼란을 감안하면 지출과 수입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악어입’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정부가 발표한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71조2000억원을 기록, 전년(-12조원) 대비 적자폭이 59조2000억원 급증했다. 국가의 경제규모 대비 부채 수준을 살펴볼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같은 기간 -0.6%에서 -3.7%로 3.1%p 확대됐다.
◆코로나19 재정사업 탓 역대 최대 적자=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것은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재정사업을 대폭 확대한 영향이다. 작년 총세출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포용성장 국정과제 이행을 거치며 전년 대비 56조6000억원 증가한 45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세입은 작년보다 63조5000억원(15.7%) 늘어 465조5000억원에 달했으나, 이 중 국세수입은 법인세(-16조7000억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7조9000억원 줄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도 112조원으로 전년보다 57조5000억원 늘면서 2011년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준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5.8%로, 최악을 나타냈다.
자산보다 부채 증가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재무제표상 순자산은 지난해보다 50조8000억원 줄어든 504조9000억원에 그쳤다. 불용액 등을 합친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방재정 확충이나 국가채무 상환 등에 쓰이며 일부는 다음연도 자체 세입으로 처리된다.
◆정부는 ‘양호’ 진단만…증세 논의는 無=재정은 악화일로지만 정부의 판단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인용, 세계 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11.8%, 선진국이 -13.3% 수준인 데 비해 한국은 3.1% 수준으로 관측된다는 점을 내세웠다. 부채 증가속도 역시 2019년 대비 2020년 일반 정부부채 기준 한국이 6.2%p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세계(14.2%p) 증가율 보다 낮다는 설명이다. 강승준 기재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은 "지금은 일시적 채무 증가를 감내하더라도 확장재정을 통해 위기 조기극복과 경제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다만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 속도, 중장기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재정건전성 관리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전문가들은 세입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증세 논의 없이 재정 지출이 대폭 확대될 경우 재정 그래프가 일본의 ‘악어입’ 추이를 뒤따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미 확대재정을 통해 적자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문제"라며 "내년 균형예산 차원에서 예산 규모를 70조원 이상 줄일 수도 없는 만큼 지속적인 적자편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정부는 강도 높은 재정관리가 필요한 역대 가장 불행한 정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