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자지급거래청산업, 결제안정 해칠 것
간편결제 이용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핀테크(금융+기술)기업은 자체 플랫폼을 이용해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제휴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을 통해 도입하고자 하는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사업)과 종합지급결제업 등은 이런 변화에 발맞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급지시전달업과 종합지급결제업의 도입에 따라 빅테크·핀테크의 금융 도전이 가속화될 경우 기존 금융권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전금법 개정안에서 무엇보다 큰 문제는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이다. 개정안에서는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전자지급거래를 함에 따라 발생하는 다수의 채권·채무를 차감하고 이에 따른 결제금액을 확정해 결제기관에 그 결제를 지시하는 업’으로 정의하고, 금융결제원을 전자지급거래청산업자로 허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전자지급거래청산업자에 대한 검사, 제재 등의 권한도 갖는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금융결제원의 지급거래청산업무가 한은이 수행하는 최종 결제, 유동성 지원, 결제 리스크관리 등의 업무와 분리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유 업무를 명백히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의 디지털종합혁신방안에 따르면 전자지급거래청산업 도입 근거로 핀테크기업 간 지급거래를 정산하는 중국의 왕롄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왕롄은 알리페이 등 핀테크기업의 결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일 뿐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왕롄을 설립한 이유로 모바일결제의 안전성과 불법 활동 방지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왕롄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서민들의 일상 감시와 같은 통제 강화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통해 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업체의 모든 거래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빅브러더에 해당될 수 있다. 법에 기반해 공공 또는 민간기관이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빅테크 내부거래 정보의 수집과 저장은 이용자 보호라는 목적이 있다 하더라도 지나친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이용자 보호는 현행 전금법상 예탁금 보호 규정이나 기록 보존 규정 또는 감독 규정에 의해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위는 금융결제원을 굳이 전자지급거래청산업자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춰 우리나라 지급결제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결제시스템에 대한 본연의 책임을 지고 있는 한은과의 갈등과 충돌은 오히려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 만일 핀테크기업의 지급결제시장 진입 확대에 따른 우리나라 지급결제 불안정이 우려된다면 오히려 결제업무와의 연관성과 전문성이 그 어떤 기관보다 높은 중앙은행의 감시 업무와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은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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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경 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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