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요즘 많이 들리는 단어다. 기본소득이나 기본주택 등 기본이라는 단어가 많이 붙는다. 몇 년 전에는 무상이라는 단어가 많이 붙었다. 요즘은 선거철이라 선거벽보에 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정말 기본소득이라는 게 사람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하고, 재원 역시 잘 채워질까?’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그 재원이 취약계층에 쓰인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이 원할까?’는 질문도 동시에 던지게 된다.
기본소득은 최근에 나온 게 아니다. 이미 16세기에 최소생계보장이 나왔고, 18세기에 불평등이나 빈곤을 감소시킬 수 있는 사회보험 형태로 논의됐다. 이는 현재 사회적 취약계층에 지원되고 있는 최소생계보장이고, 19세기에 비스마르크가 노령연금이나 건강보험이 도입되어 현재의 4대 보험과 비슷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당시 땅이 개간됨에 따라, 개간된 땅의 소유자는 지대를 지불했고 재원은 여기서 마련했다. 20세기에 사회배당, 국가보너스, 국가배당과 같이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한 제안들이 영국의 전쟁 기간 사이에 있었다. 1960년대 미국에서 막연한 최소소득 보장을 지지한 경우도 있었지만 밀턴 프리드먼과 제임스 토빈은 ‘음의 소득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기본소득 지급 방법론도 다양하다. 음의 소득제는 소득별로 지원을 다르게 한다. 물론 면세점 소득 이하 가구에 대해 차등을 두고 지원하는 경우(프리드먼)와 근로유인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준 이상 세제 혜택을 주는 경우(토빈)로 나누어진다. 소득과 관계없이 지원하는 보편적 소득제도 있다.
결과는 어땠을까? 음의 소득제는 소득불평등도를 완화시켰지만 보편적 소득제는 심화시켰다. 실업 측면에서 보면 음의 소득제가 실업이 가장 적게 증가했다. 보편적 소득제는 실업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경제성장률 측면에서도 음의 소득제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약간 증가하거나 하락했다면 보편적 소득제는 대폭 감소했다.
국내 상황을 살펴보자. 코로나19가 오기도 전에 노인빈곤율이 높았고, 젊은 층은 취업할 수도 없으며, 많은 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무너져 있는 상황이다. 취약계층에 더욱 집중적으로 쓰여야 하는 재원이 전체적으로 쓰이는 건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불평등도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소득이 있더라도 자산이 적으면 일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으로 작은 현금을 쥐여주는 게 이들에게 답이 아니라는 의미다.
재원 측면에서도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주기 위해 우리나라 예산에 많은 부분이 증액된다면 세금을 내고 있는 국민이 얼마나 많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아마 세금을 내는 나머지 국민은 아직 취약계층에서 더 두껍게 지원하라고 할 것이다.
기본소득은 기본적으로 경제정책이 아니라 사회정책으로 봐야 한다. 경제정책을 돈을 써서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시적 현상이다. 오히려 현재와 같다면 10년도 지나지 않아 재원이 부족해 계획했던 정책 자체를 못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국제적인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정책에 반영되려면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재원도 고려해야 하고, 기타 요소들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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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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