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쇼크]브레이크 걸린 車, 대체 생산업체 찾아 '반도체 확보戰'
혼다, 내달부터 차질
닛산 "하반기까지 영향" 장기전 대비
국내 업체들도 가동중단
각국 정부, 대만에 SOS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이창환 기자]코로나19발 공급부족으로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품귀사태가 르네사스 화재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공장 가동 중단 사태로 생산량에까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각국 정부는 외교채널을 적극 활용해 반도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는 4월부터 차질, 닛산은 장기전 대비=미국에 불어닥친 한파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NXP와 인피니언 공장이 멈춰선 가운데 르네사스까지 차질을 빚자 글로벌 차 업체들은 부랴부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르네사스 쇼크’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건 일본차업계다. 르네사스와 거래가 많은 일본차업체들은 7월말까지 반도체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는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이 반도체가 부족한지 검토하며 재고 파악 및 대체 생산업체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월까지는 재고를 어떻게든 끌어모아 생산이 가능하겠지만 7월 이후로는 힘들다"며 "르네사스 외 반도체 제조업체를 통해 대체 생산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혼다는 당장 다음달 말부터 일부 차종에서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혼다 고위 관계자는 "르네사스 화재 복구가 1개월 이상 소요될 경우 4월 말부터는 일부 차종에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닛산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닛산 고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가 최소 여름은 되어야 수습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車업계도 줄줄이 가동중단 = 국내 차업계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쇼크로 줄줄이 가동 중단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당장 다음달 7일부터 일주일 간 울산1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울산 1공장은 아이오닉5와 코나EV(전기차) 등 미래차를 생산하는 현대차의 핵심 공장이다.
현대차는 이번 휴업에 대해 코나는 전방 카메라 반도체, 아이오닉 5는 PE모듈 수급 차질이 각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PE모듈은 전기차의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 구동 부품 모듈로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과 비슷하다. 업계에서는 부품 공급 차질로 4월 한 달 동안 코나는 6000대, 아이오닉5는 6500대가량 생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차는 현재 매주 단위로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점검하고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차량용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가동 중단은 1공장에서 그치지 않고 2~5공장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다른 공장도 4월 첫주 주말특근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른 국내 완성차 회사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 역시 4월 화성공장 주말 특근을 취소했다. 한국GM은 지난달에 이어 다음달도 부평 2공장 가동률을 50%로 낮춰서 차량을 생산하기로 했다. 부평2공장은 말리부, 트랙스 등을 생산한다.
◆반도체 확보에 각국 정부도 외교전 치열=반도체 부족사태가 이어지자 일본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카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은 "르네사스 공장 화재와 관련해 일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체생산을 요청했다"며 "르네사스가 반도체 제조 장비를 신속히 조달할 수 있도록 경제산업성이 복수의 장비제조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체장비 확보에 정부까지 두 팔을 걷고 나섰지만 단기간내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르네사스 공장 화재로 손상된 도금 장치는 시장에 좀처럼 유통되지 않는 데다, 제품 사양이 기존 제품과 100% 일치하더라도 가동까지는 최소 1개월여가 소요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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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이달 초 정부 관계자가 직접 대만을 방문해 반도체 수급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2년 대만과의 단교 이후 정부 관계자가 직접 대만으로 날아간 건 이례적인 일이다. 대만 정부는 우리 측의 요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한국 정부의 뜻을 100%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현상이 빚어지자 독일, 미국 등 너도나도 대만 측에 반도체 증산을 요구하면서다. 한국보다 발 빠르게 미국과 일본, 독일 등은 지난 1월 대만 TSMC에 증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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