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SKT 박정호 "지배구조 개편 올해 반드시 실행…4월 자회사 IPO 구체화"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차민영 기자]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하겠다."
박정호 SK텔레콤 SK텔레콤 close 증권정보 017670 KOSPI 현재가 100,600 전일대비 2,100 등락률 -2.04% 거래량 812,230 전일가 102,700 2026.05.15 14:29 기준 관련기사 SKT-국방부, '국가대표 AI 모델' 국방 첫 도입…국방 AI 전환 나선다 총 상금 30억원 '전 국민 AI 경진대회' 개막 한 달 만에 7만명 몰렸다 SKT, 고려대 20개 건물 옥상에 1.8MW 태양광 인프라 구축 최고경영자(CEO)가 사실상 올해가 ‘데드라인’인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을 조만간 구체화해 실행하겠다고 공식 확인했다. 아마존과의 초협력을 성사시킨데 이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든 박 CEO는 올 하반기 자회사 11번가 등을 중심으로 한 '커머스 혁명'도 선언했다.
◆중간지주사 전환 곧 구체화...박정호 "올해 반드시 실행"
박 CEO는 25일 오전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여러분께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자회사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해보면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어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며 "이 부분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했고 올해 실행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도 아니고, 곧 구체화되는 대로 따로 설명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이 중간 배당을 삭제하고 분기 배당을 신설한 것 역시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주주친화 정책으로 손꼽히는 분기 배당은 일정한 현금 흐름을 가능하게 해 배당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카드로 평가된다. 박 CEO는 "분기배당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예측 가능성 높아지고 주주가치가 더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분기 배당 신설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했다는 신호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2016), 휠라코리아(2019) 역시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부각되거나 추진하는 과정에서 분기 배당을 도입했었다. 업계는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인적분할해 투자회사와 통신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회사가 SK하이닉스, 11번가 등을 자회사로 두며 신사업 성장을 가속화하는 구조다.
SK텔레콤은 내년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가치 제고가 필수적이다. 박 CEO는 "포트폴리오에 비해 시장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포트폴리오 가치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도록 올해는 반드시 그 방안을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쿠팡 상장 후 11번가 팔란 말 많이 들었지만..." 커머스 혁명 예고
올 하반기 아마존과 11번가의 초협력을 기반으로 한 커머스 혁명도 본격 개시될 전망이다. 커머스 분야는 미디어, 보안, 모빌리티 등과 함께 SK텔레콤 탈통신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박 CEO는 "쿠팡 상장 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11번가를 팔라는 것이었다"며 합종연횡에 대한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팡의 (미국 증시) 100조원 상장은 커머스 사업의 긍정적 시그널이기도 하고, 국내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탄생했다는 여러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SK텔레콤은 작년부터 진행한 아마존과의 협력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대한민국 국민이 갖고 있지 않았던, 글로벌 상품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고 커머스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내 e커머스시장 점유율이 6% 수준인 11번가는 그간 SK텔레콤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며 끊임없이 매각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탈통신을 외쳐온 박 CEO는 커머스 분야의 성장세, AI 등 ICT 경쟁력과 연계한 플랫폼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11번가 매각 가능성에 줄곧 선을 그어왔다.
박 CEO는 "쿠팡이 커머스뿐 아니라 미디어 등에서도 경쟁관계에 있다"며 "(SK텔레콤으로서도) 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고민을 표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마존과의 초협력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인수할 경우 11번가는 단숨에 빅 3로 올라서게 된다. 그는 이날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에 대한 질문에 "영향이 있는 포트폴리오, 바인딩이 되지 않는 구조에 참여해서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며 "전략에 대한 부분이기때문에 구체적으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변을 아꼈다.
◆"뉴ICT, AI컴퍼니로 변화할 것...이르면 4월 자회사 IPO 구체화"
이날 박 CEO는 취임 후 커머스, 미디어, 보안 등 신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뚜렷해졌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단순한 이동통신 인프라 회사가 아닌, 뉴 ICT 포트폴리오 회사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신사업 부문이 2019년 흑자전환하고 2020년 3200억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해 전체 연결 영업이익의 24%를 차지하게 됐다는 게 (취임 후 임기 동안의)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주력인 이동통신(MNO) 역시 지난해 5G 가입자 548만명을 확보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작년 말 티맵모빌리티로 분사하며 5대 사업부로 승격한 모빌리티 부문은 다음 달 우버와 택시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도 본격화한다.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맞춰 상장 로드맵도 구체화되고 있다. 올해 원스토어에 이어 내년 ADT캡스, 2023년 SK브로드밴드, 웨이브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신사업 자회사의 전체 기업 가치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CEO는 "자본시장 유동성이 좋을 때 IPO를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회사 IPO를 올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스토어는 먼저 상장시키고 웨이브가 그 다음 준비 타자"라며 "(계획이) 구체화되는 시점이 저희 거버넌스 발표와 맞물려 4~5월쯤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11번가의 경우 "IPO보다 더 중요한 게 합종연횡 부분"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아마존과의 초협력 등 융합 전략이 중요한 시점인 만큼 상장 준비보다 시장 내 경쟁력 키우기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막강한 이동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향후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박 CEO는 "SK텔레콤은 지금까지의 MNO가 아닌, AI 컴퍼니로 변화할 것"이라며 "모바일 시대에 이어 AI 시대가 10년, 20년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모든 서비스의 앞단에 AI가 있어야 한다"며 "아마존의 진화를 보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 SK텔레콤은 아마존보다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가진 게 더 많고 MNO라는 막강한 힘이 있어 AI 진화가 더 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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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주총회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됐다. 박 CEO는 "이렇게 심각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일지 작년에는 알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1년이 벌써 지났다"며 "지난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온라인 주총을 개최하는 좋은 선례를 만들어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SK텔레콤 외에도 삼성전자, 포스코 등 10여개 기업이 온라인 주총을 실시했다. 그는 "2017년에 약속드린 것처럼 향후 하루 종일 진행하는 주주총회, 주주님들과 SK텔레콤의 파티 같은 주총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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