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대학교는 지난해 취업률 81.3%로 졸업생 1000명 이상 대학 가운데 2년 연속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대학의 슬로건마저 ‘취업사관학교’다. 이 대학은 지방대학인 동시에 수도권 대학이다. 애초 강원도 고성(현 글로벌 캠퍼스)에서 출발했지만 신입생 모집, 학사 운영 등에 한계를 느껴 원주 문막(메디컬캠퍼스)과 경기 양주(메트로폴캠퍼스) 등 3개의 캠퍼스를 뒀다. 이것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많다. 대학이 아직도 ‘학문의 전당’이지만 위기의 지방대, 인구 소멸과 함께 학생 소멸의 처지에 놓인 지방대의 현실을 마주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의대로 유명한 을지대는 기존 대전캠퍼스를 ‘메디컬’로, 최근 개교한 의정부캠퍼스는 ‘라이프케어’ 특성화 대학으로 운영키로 했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동양대(동두천캠퍼스), 충북 금산의 중부대(고양캠퍼스) 등도 수도권으로 ‘진출’한 경우다.
지방 인구의 소멸이 가팔라질수록, 학령 인구가 빠르게 감소할수록 지방대의 위기감은 증폭되고 있다. 과거 일부의 위기가 이제는 전체 위기로 확산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의 분석을 보면 데드크로스(입학 정원>지원자 수)는 심각하다. 올해 대입 정원은 48만6000여명인데 입학 가능 인원은 41만4000여명으로 7만여명이 적다. 이대로가면 미충원은 2024년 10만명, 2037년 17만명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말이 허튼 말은 아니다. 지금도 몇몇 대학은 폐교하거나 폐쇄조치를 받았다. 입시부진에 사의를 밝힌 대구대 총장은 직위해제됐고 원광대 총장은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
정부가 지방대에 재정을 무한정 쏟아붓기도 어렵고 지역인재 할당으로 취업난을 해결해도 한계가 있다. 자구책 또는 호구지책이 필요하다. 위기의 시대에 기업들이라면 꺼내드는 카드는 인수합병을 비롯한 사업을 개편하고 조직을 바꾸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이다. 조직과 인력을 감축하는 축소지향의 구조조정도 있겠지만 대학에서는 쉽지 않다. 소위 돈 안 되는 학과(대개 문과)를 통폐합하다 내부 구성원의 반발에 부딪히는 것은 지금도 일부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총론과 각론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지방대가 갈 길은 ‘합치고 나누고 바꾸고’로 요약된다. 합치고는 학과를 통폐합하는 방안도 있겠으나 동일 재단 내 대학을, 또는 지역 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대학 간의 통합을 이루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화와 인구소멸에 대응한 광역단체의 통합론과 궤를 같이한다.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광주·전남 등의 통합 또는 연합이 그것이다. 이달 출범한 경상국립대(경상대+경남과기대)가 그렇고 한국교통대(충주대+철도대), 인천대(인천대+인천전문대), 전북대(전북대+익산대), 경북대(경북대+상주대), 강릉원주대(강릉대+원주대) 등이 그렇다. 나누는 것은 앞서 소개한 경동대와 을지대처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한 경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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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는 것은 현실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고 학과를 개편하는 방식이 있다. 두세 개 학과의 교육과정을 융합한 학부 또는 학과로 개편하는 것이다. ‘합치고 나누고 바꾸는’ 방안은 그러나 교육당국, 학교법인, 대학 구성원, 동문회, 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지방대의 위기를 서울(청와대와 입법부)과 세종(행정부), 수도권(대학·여론 등)은 실감을 못하고 있어 보인다. 지방대가 살 길을 찾는 것과 동시에 지방대를 살릴 길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이경호 사회부장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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