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개편안 밑그림이 발표됐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전반전에 확진자 치료에 매진했다면 올해의 후반전에는 백신 접종으로 항체 갖기, 방역에 따른 생활 피해 최소화하기,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사람들이 안전하게·사람답게 살기 위한 환경 조성하기로 정책도 변하고 있다.
필자는 그동안 톱다운(Top-Down) 방식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일률적이면서도 행정편의적이고 비합리적인 방역 지침에서 근거 중심, 현장 중심, 집합 특성에 맞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의 ‘생활방역’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절규로 들렸기 때문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그래서 참고할 해외 사례가 없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은 3단계, 5단계, 4단계로 다시 개편되는 시점에 와 있다. 여러 차례의 업종별 간담회, 공청회, 그리고 국회 논의에서 ‘자율성, 책임성’을 기반으로 하는 좀 더 합리적인 개편안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지난 1년간의 코로나19 경험으로 쌓인 여러 근거에 따라 좀 더 전문적이며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지침으로 개편된다면 다중이용시설 제한 조치에 따른 골목상권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단체별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고 국민이 실천하는 경험 자체는 감염병 시대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하지만 거리두기 지침은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감염병 시대에 ‘생활을 제약’하는 지침이 아닌 ‘생활이 가능하게’ 하는 지침으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요건으로 다음의 몇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지방자치단체별로 공통 수칙을 제외한 부분에 대한 지역적 특성에 맞는 지침 개정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둘째, 학교 시설을 포함해 여러 업종별로 여전히 불합리한 요소들이 남아 있는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개편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현장 의견 수렴 및 반영 시스템을 열어놓는다. 넷째, 자율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지침에 참여하고 이를 어기는 경우에 대한 제재는 무엇보다 강력해야 한다. 다섯째,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수록 거리두기 상황은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단계 완화 요소에 백신 접종률 지표를 포함해야 한다. 여섯째,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의 거리두기 기준 적용 차별화 여부에 대해 해외 사례 및 근거 중심을 바탕으로 사전 연구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후반전의 모습은 지자체별, 업종별, 개인의 특성별로 다양화할 수밖에 없다. 고위험 시설, 고위험 활동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방안을 유지하면서 인간다운, 살맛 나는 생활을 할 수 있게 우리의 일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이행 과정이 앞으로 필요한 것이다.
형평성·합리성·자율성·책임성이 바로 올해 우리가 추구하는 코로나19 대응에서 주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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