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재택근무한다는데…나는 '지옥철' 타고 출근해요
직장인 41.5% 재택 안해
출퇴근·사무실 코로나19 불안
"윗분들 관심 없는 것 같아"
매일 회사 출근에 불만 고조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무역회사에 다니는 정헌철(31·가명)씨는 요즘 회사에 불만이 많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후 한 번도 재택근무를 하지 못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몇 차례 있었지만 사내에선 재택근무의 ‘재’ 자도 나오지 않았다.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업무를 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동료가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 불안감이 크다. 정씨는 "노트북만 있으면 집에서도 충분히 업무를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출근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걸리든 말든 관심이 없다"고 푸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됐지만 일부 사업장에선 재택근무가 남의 나라 얘기다. 식품업체에서 근무하는 허윤수(30·가명)씨도 사내 망을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까지 있지만 매일 회사로 출근한다. 출퇴근 때 이용하는 ‘지옥철’에서, 1m 이상 떨어지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근무하는 회사에서 항상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다. 허씨는 "높은 분들이 ‘집에서 일하지 않고 논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재택근무는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회사가 직원들을 이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고 직원들의 불만도 크다"고 전했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 1월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839명 중 41.5%가 ‘코로나19 이슈 후 재택근무를 한 경험이 없다’라고 응답했다. 또 ‘재직 중인 회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적극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나요’라는 질문에 44.7%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이 중 단 5.4%만이 재택근무가 필요하지 않다고 할 정도이지만 직장인 40% 이상은 재택근무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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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재택근무는 코로나19 감염과 불안을 낮추는 동시에 개인의 효율성과 능률, 창의성을 상승시킬 수 있는 근로 형태"라며 "코로나19 시대 이후에도 활용도가 높은 근로 형태가 될 가능성이 커 기업 발전을 위해선 재택근무를 시행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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