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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현판에 내관 글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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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도록 '조선왕실의 현판Ⅰ' 발간
궁궐 현판 권역별로 세분화해 조사, 본래 걸렸던 건물도 추적
"현판, 건축·서예·공예 접목된 기록물이자 종합예술"

대은원 중수 내용을 새긴 현판

대은원 중수 내용을 새긴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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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에는 다양한 현판이 있었다. 관리들의 근무 지침, 선조의 글씨 등을 나무판에 새겨 당(堂), 문(門), 루(樓) 등 건물에 걸었다. 대은원(戴恩院) 현판도 그 중 하나다. 오래되고 비바람으로 서까래가 붕괴돼 1725년(영조 1년) 보수됐다. 수리는 지내시부사(내시부 정3품 관직) 오두흥이 담당했다. 현판 제작도 내관들이 맡았다. 조한경이 서문을 쓰고 이인재가 글씨를 썼다. 대은원은 선정전 동남쪽에 있었다. 내관들이 머무른 내반원 바로 남쪽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대은원 중수를 명하고, 그 내용을 글로 짓고, 글씨를 쓴 사람 모두 내관"이라며 "내시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던 전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규장각 현판

규장각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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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은 이 같은 분석을 담은 도록 '조선왕실의 현판Ⅰ'을 4일 발간했다. 조선 궁궐에 걸렸던 현판들을 조사한 보고서다. 경복궁 현판 184점과 창덕궁 현판 91점, 창경궁 현판 44점, 경희궁 현판 41점, 덕수궁 현판 25점, 참고도판 13점을 권역별로 세분화해 파악했다. 현판이 본래 걸렸던 건물을 추적한 내용도 실었다. 박물관 측은 "일제강점기에 여러 전각이 철거돼 원래 걸렸던 전각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뒷면에 원래 걸린 위치가 적힌 묵서와 '경복궁배치도'·'북궐도형'·'동궐도'·'서궐도안' 등 도면·회화, 유리건판, 사진 등을 비교해 추적했다"고 밝혔다. "소장한 현판을 단편적으로 소개한 적은 있으나 5대 궁궐별로 분류해 소장품 도록 형태로 공개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궁궐 현판에 내관 글씨도 있었다 원본보기 아이콘


조사에서는 창덕궁 대은원 현판의 제작 배경을 포함해 크게 네 가지 내용이 새롭게 확인됐다. 박물관 측은 "문화재관리국이 1980년 발간한 '한국의 고궁' 속 1958년 사진을 토대로 경복궁 근정전 권역의 용문루, 융무루 같은 현판들의 원래 위치를 파악했다"고 밝혔다. "현판 제작에서 금박을 붙이거나 나무 등으로 글자를 별도로 만들어 부착한 사실과 덕수궁 정문이었던 인화문 현판이 본래 걸려 있던 모습도 확인했다"고 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도록 『조선왕실의 현판Ⅰ』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도록 『조선왕실의 현판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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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은 주로 선조·숙종·영조·정조·고종 등 왕이나 당대 최고 명필가의 글씨를 장인들이 새겨 제작됐다. 왕·왕세자의 글·글씨가 담긴 현판은 약 120점. 영조가 가장 많은 어제(御製)·어필(御筆)을 남겼다. 장인들은 현판 테두리에 봉황, 칠보, 꽃문양 등을 섬세하게 담아 격을 높였다. 사롱(紗籠)이라는 직물로 덮거나 여닫이 문을 달아 현판을 보호하기도 했다. 박물관 측은 "건축과 서예, 공예가 접목된 기록물이자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했다. 도록은 국공립 도서·박물관은 물론 문화재청·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종묘, 능원묘(陵園墓), 사묘(祠廟), 수원 화성 등의 현판에 대한 조사·연구 결과를 담은 '조선왕실의 현판Ⅱ'도 오는 12월 발간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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