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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재개발, 12년 만에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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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시행계획 인가 고시
행정령 총동원 33차례 소통 끝에 갈등 봉합…2437세대로 변신 예정
전국 최초 주거지보전사업…'둥지내몰림' 없는 상생형 재생모델

백사마을 현재모습. (제공=서울시)

백사마을 현재모습. (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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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이 12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시는 노원구 중계본동 30-3번지 일대 백사마을 부지에 대한 재개발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4일 고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5년 공동주택 1953가구, 임대주택 484가구 등 총 2437가구 규모의 상생형 주거단지로 변신한다.

18만6965㎡ 규모의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을 위해 청계천과 영등포 등에서 살던 철거민을 강제로 이주시키며 마을이 형성됐지만 주거환경이 열악해 사실상 난민촌에 가까웠다.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었고, 2008년 해제 이후에도 낮은 사업성과 주민갈등으로 정비사업은 장기간 정체돼왔다.


서울시는 사업이 더이상 정체되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중재에 나섰다. 현장에 갈등전문가를 파견하고 33회에 걸쳐 서울시, 구청, 사업시행자, 주민이 참여하는 총괄회의를 열었다. 소통 끝에 층수 등에 대한 갈등을 봉합했고, 2019년 5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사업추진 발판을 마련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공동주택 가구수는 2012년 당초 계획보다 약 232가구가 증가됐다. 공동주택 높이는 평균 층수 12층 이하, 최고 20층 이하로 뜻을 모았다.

특히 이번 사업은 60~70년대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된 과거의 흔적을 보전하면서도 낙후한 저층주거지를 개발하는 '상생형 주거지 재생'이 전국 최초로 시도된다. 서울시는 2018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를 개정해 '주거지보전사업'이라는 새 유형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서울시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의 특성을 살려 1960~70년대 서민들의 삶과 생활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지형, 골목길, 계단길 등 일부를 원형 보전하기로 했다. 사라져가는 주거지 생활사의 보전이 필요하다는 각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백사마들 공공임대주택 건설 예정지에는 주택과 함께 전시관, 마을식당, 마을공방과 같은 다양한 주민공동이용시설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수십년 간 이어온 마을 공동체가 정비사업 후에도 깨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나머지 부지에는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최고 20층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에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이 나올 수 있도록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 부지를 총 28개 영역으로 나누고 15명의 건축가를 배치해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건축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특히 주거지보건사업 구역은 일조권, 조경 등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했고 단지 간 분리방지를 위해 주민공동이용시설 개방과 단지 경계부 차단 시설물 설치를 금지하는 조건도 부여했다.

백사마을 재개발 조감도 (제공=서울시)

백사마을 재개발 조감도 (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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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마을 전시관에는 서울시가 지난 2년여간 수집한 기사와 영상, 논문 등 30여점과 연탄난로 등 생활물품 80여점이 전시된다. 시민들이 직접 찍은 백사마을 사진들도 함께 담길 예정이다. 백사마을의 현재 지형과 건물 내외부, 골목 등을 3D 스캐닝 기록으로 남겨 전시한다. 백사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기억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행복주택, 주민공동이용시설, 공유주택 등을 활용해 청년과 예술가, 소상공인 등을 다양하게 유입하기 위한 '소셜믹스+에이지믹스' 방식도 도입할 예정이다.


백사마을 재개발 사업은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착공에 들어간다. 현재는 주민 이주가 진행 중이다. 위험 건축물에 거주하는 주민들 시작으로 현재 597가구 중 66%인 394가구가 이주를 완료했다.


서울시는 기존에 살던 주민들이 재정착하지 못하는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비자발적 내몰림)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수립 중에 있다. 고령자와 저소득층 거주자 비율이 높은 백사마을의 상황을 고려해 부담가능한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지원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백사마을은 재개발로 인한 기존 거주민의 둥지 내몰림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도심 내 대규모 주택공급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상생형 주거지 재생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재생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적용해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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