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신협 TF, 조합간 격차 더 커진다

신협TF, 새롭게 추진하던 상생안 모두 보류
관계자 "조합별 총사무소 제한 등 강제성 짙다"
대형조합 크는데 중·소형 업체 역성장 하기도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신협의 반기별 재무상태표를 보면 대형조합일수록 자산규모나 예치금이 늘고 소형조합일수록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추세였다.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신협중앙회가 여신구역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중·소형 조합간의 상생안을 검토했으나 강제성이 짙다는 우려에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중앙회 소속 공동유대광역화TF는 검토 중이던 조합별 총 사무소 수 제한, 소형 조합 우선 진출 지원, 지사무소(지점) 설치 요건 강화 방안 등 3가지 상생안을 논의대상에서 제외했다.

신협중앙회는 지난해 5월부터 100여 개의 조합이 참여하는 TF를 꾸려 조합별로 총 사무소의 숫자를 제한하거나, 지사무소의 설치 요건을 강화하고, 소형조합의 우선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금융위원회가 시·군·구로 한정됐던 협동조합의 여신구역을 올해부터 전국 10개 권역으로 늘려, 대출취급가능 구역이 넓어짐에 따라 조합 간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업계 안팎에는 자본력이 막강한 대형조합에 자본이 쏠릴 거란 우려가 컸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강제성이 있는 부분이다 보니 (빠졌다)"며 "TF가 아닌 내부 감독 부서에서 논의 중으로 언제 확정·실시될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알맹이 빠진 상생안, 조합 간 격차 줄어들까

TF는 새로운 상생안 대신 현재 실시 중인 제도를 확대·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협중앙회가 대출수요자를 발굴해 중소형 업체에 중개하는 연계대출제도나, 소형조합으로부터 자금을 수탁 받아 대신 운영하고 이익을 배분하는 실적상품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수준인 데다 구체적인 실시 일자도 미정이다. 조합 간 격차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신협의 반기별 재무상태표를 보면 2018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중·소형 조합간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대형조합일수록 자산규모가 늘고 소형조합일수록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추세다. 실제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은평조합(자산 4600억원)은 이 기간 25% 넘게 자산이 늘었다. 반면 경남의 삼성공조조합(9억4400만원)은 역으로 9.95% 줄어들었다.

예치금 역시 비교적 대형조합이 많이 몰려있는 서울지역이 반기마다 평균 8.22%씩 늘어나며 총 35.19% 확대됐다. 중·소형 조합이 많은 경남(-1.27%)·울산(0.57%)·전북(3.66%)의 경우 예치금이 줄거나 소폭 상승하는 수준이었다. 총 증감률도 각각 -5.48%, 1.67%, 15.31%에 그쳤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