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쿠팡 '제2의 아마존' 되려면 풀어야 할 과제
미국 증권시장 진출을 결정한 e커머스 업체 쿠팡이 ‘제2의 아마존’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며, 큰물에 뛰어들수록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쿠팡의 경영권을 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에 버금가는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혁신, 직원 복지·재교육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쿠팡의 롤모델은 아마존이다. 고객 중심주의와 빠른 배송, 저가 전략 등 사업모델과 서비스 측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쿠팡이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에 미국 뉴욕증시 직상장은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쿠팡은 대체 어느 나라 기업이냐’ ‘한국에서 돈 벌어 미국 가느냐’라는 등의 편 가르기식 논란은 국경을 초월한 전자상거래시장에서 구시대적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상장 추진 대상은 쿠팡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 ‘쿠팡LLC(미국 법인)’이다.
이무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글로벌 자금을 유인한다는 측면에서 쿠팡은 선구자적인 길을 가고 있다"며 "거대 자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했더라도 어디에 투자하느냐,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또다시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쿠팡이 기업공개(IPO)를 한 후에 비전이 보이지 않으면 주가는 곤두박질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IPO를 통해 2차 성장의 발판을 만들고 실적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자본시장은 기회가 많은 만큼 리스크도 크다.
그동안 쿠팡은 빠른 배송을 위한 상품 직매입과 전국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 구축 등 양적 팽창을 위한 인프라에 투자하느라 4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냈다. 이에 반해 아마존은 소프트웨어에 집중했다.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늘리고 빅데이터,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미국에서 ‘아마존 당하다(To be amazoned)’라는 말이 만들어질 만큼 시장을 장악했다. 우주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초장기적 관점과 혁신적 사고를 선보인 베이조스의 리더십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베이조스는 구성원을 존경심으로 대하는 한편 직위와 관계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사내 환경을 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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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이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다. 낮은 원가 구조 외에 미래를 내다보고 사업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과감한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인 특유의 국민 정서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직원들의 잇딴 과로사 문제, 배달종사자에 대한 불평등 해소 등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유니콘 기업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쿠팡은 이제 해외 진출을 꿈꾸는 벤처기업에 새로운 역할과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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