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세수입 7.9조 감소…2년 연속 감소세
자산가들이 낸 불규칙 세수 덕에 법인세 펑크 메꿔

자산시장에 기댄 재정…올해 세수 펑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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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세수입이 8조원 가량 줄었지만 자산가들이 납부한 ‘불규칙’ 세수 덕분에 결손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증권거래세, 양도소득세수가 늘었는데 자산가들이 부동산, 주식 매매와 증여 과정에서 낸 세금이 그나마 ‘펑크’를 줄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수준의 자산시장 팽창도 기대하기 어려워 세입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표한 '2020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2019년(293조4000억원) 대비 7조9000억원(-2.7%) 감소했다. 이는 2019년(-1161억원)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뒷걸음 친 것이다. 세수 감소폭을 기준으로는 IMF 외환위기(1998년, -3.0%) 이후 두번째다.

다만 정부의 세입 예상치(279조7123억원)는 5조8339억(2.1%) 웃돌며 결손을 피했다. 세외수입을 더한 총세입(465조5000억원)에서 총세출(453조8000억원), 이월액(2조3000억원)을 제한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으로 6년 연속 흑자를 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세입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대규모 결손 없이 흑자를 낸 배경에는 '자산가'들이 있다. 주요 세목을 살펴보면 법인세는 각 법인의 실적부진으로 전년 대비 16조7000억원(23.1%) 급감한 55조1232억원에 그쳤다. 반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과 거래량이 뛰면서 양도세(7조5547억원, 46.9%), 증권거래세(4조28540억원, 95.8%), 상속 및 증여세(2조462억원, 24.6%) 등 세수가 2019년보다 늘었다.

지난해에는 자산시장의 호황으로 그나마 버텼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인세수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코로나19 타격의 장기화로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된 지난해 하반기 법인 실적은 올해 법인세수에 수렴하게 된다. 자산시장에 기댄 일부 세목의 경우 각종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와 대출 규제, 대규모 공급 방안 발표로 지난해 수준을 달성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주식시장 역시 활황을 이어갈지 장담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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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근로소득세, 부가세 등의 근간 세목이 아니라 양도세, 증권거래세, 증여세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증감이 출렁이는 불규칙 세수에 우리 재정이 기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세수가 증가한 세목을 보면 대부분이 양도, 증여, 거래 등에 따른 것으로 자산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면서 "근간세목이 중요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증감한 불규칙 세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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