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동박제조 1,2위 일진-SK, 모두 말레이 생산거점 삼아
전기료·인건비가 생산원가 26% 차지…말레이 50% 이상 저렴
주 전력원 수력 발전으로 RE100 달성에도 유리
동박시장 2030년 162만t으로 8배 급성장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 [사진 = 일진머티리얼즈]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 [사진 = 일진머티리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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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글로벌 동박(Copper foil)시장 점유율 2, 3위를 다투는 국내 제조사들이 모두 말레이시아행을 택하는 등 제조업의 ‘탈(脫)한국’이 심화되고 있다. 전기요금, 인건비 등 생산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선진국의 친환경 규제 강화 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가 2019년 말레이시아 쿠칭시에 동박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SK그룹 계열사인 SK넥실리스도 지난달 말레이시아 진출을 결정했다. 두 회사가 말레이시아로 향한 주된 이유는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생산비용 문제 때문이다. 전기요금과 인건비는 동박 생산원가의 4분의 1 정도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기차 핵심소재 ‘동박’…韓제조사 탈한국 말레이행 원본보기 아이콘


전기료 싼 말레이시아...인건비는 5분의 1 수준

동박은 리튬이온배터리 음극재의 핵심소재로, 전기차 1대당 40kg을 사용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박 생산원가에서 원재료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고 이외에 전기료(15%), 인건비(11%) 순으로 생산원가가 높다.


값 싼 전기요금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필수다. 동박은 티타늄 드럼에 구리를 전착(電着)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 대규모 전력이 필요하다. 말레이시아 전기요금은 국내의 절반 이하다. 말레이시아투자진흥청(MIDA) 등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 현지 공장이 위치한 사라왁주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66원으로, 국내(107원) 보다 40% 가량 싸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에 비해 낮아 현실화가 이유였다. 하지만 급격한 가격상승은 제조업 경쟁력 약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인건비 격차도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제조업 평균임금은 월 71만원(2018년 기준)으로 당시 국내 평균임금(393만원)의 5분의 1 수준에도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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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 강점...ESG 전략에도 유리

전기차 최대 수요국인 유럽에서 강화되고 있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등 친환경 규제도 국내 제조업의 말레이시아행에 한 몫 했다. RE100은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말레이시아는 주 전력원이 수력 발전이라 RE100 전략에 유리하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투자에 이런 측면을 염두에 뒀고, SK넥실리스는 아예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RE100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에서는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전기차 부품을 만들었는지를 확인하고, 이런 경향은 강해지는 추세"라며 "수력발전시스템이 잘 구축된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런 규제에 대응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도 국내 제조업체의 ‘탈한국’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업계는 원가 부담 등이 해외공장 이전 및 확장 이유지만 구체적 배경을 밝히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 경쟁력이 공개되면 소재·부품업체에 대한 공급사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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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동박시장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전기차 수요에 힘입어 급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동박시장 규모는 2019년 19만t에서 2030년 162만t으로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 동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8% 증가했다. 일진머티리얼즈와 SK넥실리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각각 4043억원, 2507억원이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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