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비공식계좌로 받은 후원금, 본래 목적에 맞게 써도 회계부정"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후원금을 전용계좌가 아닌 별도 계좌로 받았다면 본래 목적대로 사용했다고 해도 회계부정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박양준)는 대한성공회유지재단이 서울 용산구청장을 상대로 낸 개선명령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용계좌가 아닌 비공식 계좌로 후원금을 지급받은 이상, 이후 후원금을 복지관을 위해 사용했다고 해도 회계부정 등을 이유로 한 피고의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성공회가 만든 재단법인인 대한성공회유지재단은 2013∼2019년 복지관 주관으로 축제를 열고 후원금을 모집했다. 그런데 복지관의 후원금을 전용계좌가 아닌 비공식계좌로 받았다고 한다. 재단은 후원금과 축제 수익금 등 합계 6600여만원 중 5000여만원을 재단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
용산구청은 이 같은 행위가 사회복지사업법·장애인복지법상 '후원금 회계 부정'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1월 시설 회계책임자를 인사 조처하고 관계 직원들에게 주의·경고를 권고하는 처분을 내렸다. 재단 측에 후원금 관련 비리 재발 방지 대책도 함께 요구했다. 재단은 이 처분을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단은 "후원금을 재단 계좌로 전입했다고 해도 복지관을 위한 후원금의 목적대로 사용했고 사적 이익을 취한 바 없다"며 "피고의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ㆍ회계 규칙을 근거로 용산구청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규칙은 ▲후원금을 받은 때에는 법인명의의 후원금전용계좌나 시설의 명칭이 부기된 시설장 명의의 계좌를 사용 ▲물품 형태의 후원금을 제외한 모든 후원금의 수입 및 지출은 후원금전용계좌 등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또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시설이 위의 사항을 어길 경우 시설의 개선, 사업의 정지, 시설의 장의 교체를 명하거나 시설의 폐쇄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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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후원금을 전용계좌가 아닌 비공식계좌로 받은 행위는 회계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회계부정이나 불법행위 또는 그 밖의 부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며 "후원금을 받을 때는 각 법인 및 시설별로 후원금 전용계좌 등을 구분해 사용하고, 미리 후원자에게 전용계좌 구분에 관한 사항을 안내해야 하며, 모든 후원금의 수입 및 지출은 후원금 전용계좌 등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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