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과 함께 10여명 엘리베이터에 갇혀" 수십분간 공포에 떤 유족
시신 옮기다 멈춰선 승강기…유족 "소송 제기할 것"
병원 "승강기 업체 책임" VS 업체 "탑승객 부주의"
[아시아경제 김봉주 기자] 대형 종합병원에서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기던 유족들이 엘리베이터에 수십분간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과 유족 측에 따르면, 지난7일 오후10시30분께 병원 본관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 멈춰섰다.
이 사고로 시신 1구와 유족 10명, 장례지도사 1명이 35분간 엘리베이터에 갇혔다.
이후 유족들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나 병원과 엘리베이터 회사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다.
당시 탑승 공간 부족으로 유족 중 4명은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겠다고 했지만, 해당 병원에서 15년간 근무한 외주업체 장례지도사가 "괜찮다"면서 모두 탑승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엘리베이터 탑승 한도는 24명, 1.6t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채 몇 분 동안 움직이지 않자 유족들은 인터폰으로 도움을 요청했고, 별다른 응답을 듣지 못해 결국 119에 신고했다. 이후 소방구조대원들의 도움으로 오후11시5분께 엘리베이터에서 구조됐다.
유족들은 시신과 함께 갇혔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꼈고, 심장병을 앓던 한 유족은 호흡곤란까지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지금도 폐소공포증 등으로 엘리베이터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호흡곤란을 느낀다며 정신적 고통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병원에 사고 책임이 있다며 정신과 치료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승강기 유지·보수와 사고 발생 책임·보상은 업체 몫이라는 입장이다. 또 사고 발생 후 인터폰 호출을 받은 업체 직원이 수동조작으로 엘리베이터를 하강시키는 등 조치했다고 전했다.
업체 측은 탑승객 부주의에 따른 사고라고 주장했다. 업체 측은 "한쪽에 시신 운반 침대를 두고 다른 쪽에 11명이 몰려 수평이 맞춰지지 않으니 안전 확보 차원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춘 것이다. 엘리베이터는 정상 작동했다"고 밝혔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유족들은 "병원에 진료와 장례를 하러 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임에도 병원과 승강기 업체 모두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족들은 업체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