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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채용 늘리라는데…줄이는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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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 공기업 신규채용 현황 전수조사

32개 공기업서 2000명 줄여
퇴직자 감소·수익 악화 주원인
정부는 채용 늘리라는데…줄이는 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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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해 공기업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 2000명 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규모를 늘리라’라는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퇴직자 감소와 수익 악화 등에 직면하자 어쩔 수 없이 채용문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28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올해 36개 공기업(시장형·준시장형)의 신규채용(무기계약직 포함한 정규직) 계획을 취합한 결과 이 가운데 32개 기업이 올해 채용하는 인력은 5661명이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도로공사, 한국마사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 4곳은 올해 채용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채용 규모를 밝힌 32개 공기업이 지난해 7704명(시간제 근로자 포함)을 신규채용한 점을 감안하면 감소 규모는 2043명에 달한다.

앞서 정부는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 2만5000명에서 올해 2만6000명으로 1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기업이 2000명 넘게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공기업이 아닌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이 3000명 이상 채용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올해 신규채용 감소가 가장 큰 공기업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다. 코레일은 지난해(1963명)보다 563명(-28.7%) 적은 1400명만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다만 채용 규모는 신규 사업에 따른 인력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실제 채용 규모는 더 늘어날 순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난해 507.5명에서 올해 19명으로 신규채용을 488.5명 줄인다. 감소율은 96.3%로 공기업 중 가장 높다.


신규채용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수익 감소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전체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016년 9조원에서 2019년 1조4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저유가 덕분에 실적이 호조세로 반전하는 등 전년보다는 사정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올해 상황은 예측불허다. 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한전 등 규모가 큰 공기업의 실적은 또다시 고꾸라질 가능성이 크다. 한전은 올해 채용 규모를 지난해 1550명에서 올해 1100명으로 450명 줄이기로 했다. 한국남부발전은 지난해 157명에서 올해엔 70명으로 절반 이상 채용을 줄인다.

문제는 앞으로 실적이 나아져도 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기업 신규채용 규모는 사업뿐 아니라 퇴직자 숫자와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 관계자는 "신규채용은 기본적으로 퇴직 예상 인원을 고려해 정하기 때문에 향후 퇴직자 규모가 줄어들면 신규채용 규모도 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올해 신규채용 규모는 이를 최대한 반영한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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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정년퇴직자 수는 올해를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33개 공기업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엔 3434명이 정년퇴직했고 올해엔 지난해보다 62명 늘어난다. 내년엔 정년퇴직 규모가 3100명대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공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인력 규모를 늘리면서 인건비 부담은 커졌다. 전체 근무인원은 지난해 13만9163명으로 14만명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공기업 인건비는 2018년 10조6089억원에서 지난해 11조9927억원으로 늘었다.


추경호 의원은 "현 정부가 공공기관을 ‘일자리 영끌’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무리한 비정규직 제로화, 탈원전 정책 등을 펼친 탓에 공기업 체질은 약화되고, 몸집만 불어났다"며 "이제라도 공기업 경영효율화 등 체질개선에 나서 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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