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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돈 벌 수 있었다" 손창현은 왜 '표절 인생'을 살게 됐나 [단독 인터뷰]

최종수정 2021.01.23 09:46 기사입력 2021.01.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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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소설 무차별 표절해 문학상 휩쓴 손창현
군 전역부터 첫 표절까지 과정 공개
부정 수상금으로 고급 외제 차 사고 SNS에 올리기도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다시 살겠다"

다른 사람의 소설을 무단 인용해 각종 문학상을 휩쓴 손창현 씨. 사진=sbs 궁금한이야기y 캡처

다른 사람의 소설을 무단 인용해 각종 문학상을 휩쓴 손창현 씨. 사진=sbs 궁금한이야기y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편집자주] 최근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역대급 표절. 무차별 표절. 자기 인생이 없는 다른 사람의 삶. 공군 장교 출신으로 알려진 손창현 씨는 다른 사람의 노력을 통째로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바꿔 각종 공모전 입상과 수많은 상금을 타는 등 그야말로 호의호식을 했습니다. 그러나 평탄할 것만 같은 그의 인생은 이제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게 될 상황에 몰렸습니다. 그가 왜 도대체 이런 짓을 벌였는지 죄책감은 조금도 없었는지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른바 '표절 인생'으로 전락해버린 그의 심경을 처음으로 공개합니다.


-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나. 반성은 하고 있나.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

▲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한 분들을 만나 직접 사과하고 싶다. 정말 너무나도 죄송스럽다. 국민 여러분들께도 정말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당신의 최근 인생이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 젊은 시절을 다 군에서 보냈다. 해병대에서 군 생활을 하고 공군 장교로 11년 동안 복무를 하고 2017년도에 안 좋은 사건이 연루돼서 불명예 전역을 했다. 사회 나왔을 때 너무 상실감이 컸다. 간경화 등 질병에 걸릴 정도로 술도 엄청나게 마셨다. 그러다 병원에 입원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인생 목표로 조종사 꿈을 꾸고 있었다. 군 의무복무를 하고 다시 장교로 입대할 정도로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런데 비행훈련을 받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래서 진로를 파일럿에서 군사경찰로 바꿨다. 힘들었다. 그 상황에서 아버지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어머니가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으시고 형도 취업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군사경찰로 복무 중 어떤 사건에 연루, 저는 전역을 당했다. 이후 10년 만난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 그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운영하던 가게도 거의 망하기 직전 상태에 이르렀다. 또한, 소속감이 없으니까. 어디라도 소속이 되고 싶었다. 힘들었다. 자존감이 아예 없었던 것 같다.


- 공모전은 어쩌다 관심을 두게 됐나


▲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는 공모전이라는 걸 사실은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생각했다. 돈이 아예 없었다. 장교 퇴직금으로 받은 수천만 원을 사기당했다. 표절 관련해서는 좋은 글은 블로그에 누구나 퍼가지 않나. 다른 사람의 글을 내가 인용할 때 그 정도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잘했다는 게 아니라 사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 표절 등 과정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


▲ 우선 내가 나쁜 짓을 벌였다는 것을 모두 인정하고 말씀드린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제 능력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공모전 들어와 보니까 여러 가지가 많은데 처음에 두 가지를 제출했던 게 정책 수필, 군 관련 이런 무슨 방안 아이디어 이런 걸 제출하니까 몇 개가 입상하기는 했다. 그런데 상금이 너무 적었다.


저는 이제 제가 돈을 벌어야 하는 데 나쁜 마음으로 그런 환경에 몰리니까 '다른 사람이 OOO 사이트에 올린 글을 (내 이름으로) 제출해보자' 해서 제출했는데 그게 1등이 됐다. (아마 그게 표절로 수상하는 등 상금 수령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상금이 70만 원 80만 원 정도 됐던 거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제가 예를 들어서 제힘으로 머리를 싸매고. 해봤자 뭐 10만 원 20만 원 받는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글이나 자료를 제출하면 노력의 시간도 없이) 정말 쉽게 돈을 벌 수가 있었다. 처음 그렇게 해서 받은 돈의 공모전 출품작 성격은 소설은 아니었다. 지자체에서 심사했던 것 같다. 수상 시점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 그래서 그렇게 다른 사람의 노력으로 사들인 고급 외제 차를 자랑하듯 페이스북에 올렸나


▲ 그거는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 그 상황을 즐긴 게 아니라, 불명예 전역하고 군인 지인들도 많은데 내가 그래도 이 정도는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로지 그런 마음에서 비롯했다.


-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정리할 생각인가


▲일단 저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은 제가 직접 만나서 사과드리고 싶다. 그러나 만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피해를 드리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 아울러 표절 논란 관련해 도의적으로 법적으로 모두 책임을 지겠다. 또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말 너무 죄송하다. 제가 공모전을 통해 입상했으니 누군가는 나로 인해 불합격하지 않았겠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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