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모자 비극 재발 방지 … '부양의무제' 폐지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
소득·재산 기준만으로 지원 … 모든 위기가구 4단계로 나눠 방문· 모니터링 의무화

서울시, "부양가족 있는 취약계층에게도 생계비 지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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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시가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일정 소득이 있는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생계비를 지원하지 않는 '부양의무자 제도'를 전국 최초로 폐지한다. 정부도 2022년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시가 이보다 한발 앞서 조치를 취하느 것이다. 제도가 폐지되면 약 2300가구가 추가로 복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서울시는 14일 기존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다양한 복지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종합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방배동 모자 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방배동 모자는 당시 자치구에서 실시하는 가정 상황 조사를 거부해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주거급여(약 28만원 월세 보조) 외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같은 추가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 숨진 어머니에게는 연락이 끊긴 딸이 있었고, 장애인 아들의 경우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가 부양의무자로 돼 있어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들은 또 건강보험료가 장기간 연체됐지만 수급자라는 이유로 보건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존 제도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여겨져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시는 우선 서울형 기초보장제도의 부양의무제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에 부양의무제 폐지 협의를 요청했으며, 사회보장제도심의위원회 심의가 완료되는 즉시 폐지할 예정이다. 부양의무제가 폐지되면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자격에서 탈락한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부양가족이 있어도 소득과 재산 기준(중위소득 45% 이하이면서 재산 1억3500만원 이하)만 충족하면 생계비 등을 지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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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치구별로 제각각이었던 위기가구 방문 모니터링은 위기 정도에 따라 1~4단계로 설정해 자치구가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다. 위기 정도에 따라 월 1회, 또는 분기·6개월·1년 주기로 방문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위기가구는 복지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통한 대상자(수급탈락자·공과금 체납자 등), 공공지원을 받고 있어 제외됐던 기존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모두 포함시켜 선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돌봄이 제한되면서 사회적 고립위험도가 높아진 어르신 가구 등에는 I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스마트 복지발굴시스템'을 도입한다. 전력 사용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일정 시간 전혀 없는 상황 등을 자동으로 감지해 대응하는 방식이다.


어르신과 장애인 등에게 가사·간병, 식사·동행 지원 등의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SOS서비스'의 경우 이용자 기준을 대폭 완화해 자격 기준 탈락자도 긴급한 위기 상황일 경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득 조회에 시간이 걸리거나 애매한 경우 '선지원 후검증' 원칙으로 우선 지원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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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방배동 수급 모자 가구의 비극은 코로나19 상황이 변명이 될 수 없는 안타까운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이었다"며 "서울시는 보다 촘촘한 공공의 복지망을 가동해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개선하고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스마트 복지로 사각지대 없이 위기에 놓인 시민을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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