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자상환 유예 재연장, '좀비기업' 양산 부메랑
위기를 잠깐 모면하도록 눈 감아주는 것, 최선책일까?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분위기 속에 지난 12일에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도규상 부위원장은 이 같이 말하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오는 3월말까지였던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재연장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가운데 일괄 재연장 가능성에 쐐기를 박는 발언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완전히 꺾이지 않아 금융당국은 대출 급증 우려에도 산소호흡기를 떼라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과 구조적 부실로 가망이 없는 한계기업을 분리, 구분하지 않고 언제까지 똑같은 조건으로 대출 원금상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프로그램을 적용하느냐에 있다. 계속 이자를 못내는 기업은 한계상황에 놓여 있다는 얘기인데 구조조정 없이 이자 납입만 미루는 것은 결국 도덕적 해이와 함께 좀비기업 양산이라는 더 큰 부실을 키우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초부터 이구동성으로 일괄적 지원 보다는 부실기업을 선별해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낸 것도 한계기업 증가와 이로인한 리스크 확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실물경제는 악화일로다. 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기업)파산 신청건수는 984건이다. 12월 숫자까지 합치면 1000건을 넘어서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예약했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으로 한계기업 수가 더 증가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이자유예 규모가 전월 말 기준 1000억원 수준으로 금융권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지만 기업 부실화가 확산되면 이에 따른 신용위험은 오롯이 금융권의 몫이다. 위기를 잠깐 모면하도록 눈 감아주는 것 보다 회생 불가능한 것은 빨리 털어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코로나19 시대를 버티고 있는 중소기업과 금융권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