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기업 생존전략

수소·드론이 왜 거기서 나와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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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앞당겨진 석화업계 대변신

정유사들 디지털 전환 사업 가속화

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 동력 성과

AI 빅데이터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짓고

주유소는 차세대 모빌리티 거점 활용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지난해 제주 앞바다에는 석유를 실은 배가 육지로 정박하지 못하고 바다 위를 부유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석유 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줄면서 원유를 저장할 탱크가 모자라 유조선이 기름을 내려놓지 못하고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원유를 유조선에 실어 바다 위에 보관하는 비용은 하루 한 척에만 약 5000만원. 원유를 쓰지도, 내다 팔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태에서 지난해 정유 4사의 누적 적자는 약 5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짝 흑자 전환한 정유사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와 이에 따른 저조한 석유제품 수요로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은 지지부진하다. ‘석유 공룡의 종말’이 머지않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정유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단순히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글로벌 오일 메이저 뿐아니라 국내 정유업계도 기존 석유회사에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속속 선언하고 있다. 신사업 분야 개척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가 앞당긴 ‘석유 시대’ 종말 선언

지난해 석유업계에는 시한부 선고와 같은 보고서가 하나 나왔다.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에너지 전망 2020’ 보고서를 통해 향후 석유 수요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10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봤던 기존 분석을 완전히 뒤엎는 보고서였다. 심지어 탄소배출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의 경우 2050년까지 석유 소비가 50%나 감소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나아가 탄소 배출권 가격 상승, 각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기조 등 사회적인 변화가 수반되는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석유 소비 감소폭이 80%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탈탄소 기조 확립으로 인한 석유시대의 종말을 예고한 셈이다.


◆생존 위해 혁신하는 정유사들

국내서도 정유업에 뿌리를 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위기감을 느끼고 혁신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정유 4사는 영업이익률이 낮고 글로벌 경기와 유가 등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정유업을 넘어 신성장 동력을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석유에서 화학으로의 전환은 이미 영업이익률 측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내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 사업으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 중국 등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수주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아직 흑자는 내는 수준은 아니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감안할 때 정유, 화학 이상의 이익을 가져올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꿈의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 사업도 정유업계가 주목하는 사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5년까지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충천소를 80개소로 늘리고, 2030년에는 최대 180개까지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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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으로 환골탈태 꾀하는 정유사들

정유사들은 신사업 분야 개척과 더불어 공을 들이는 분야는 디지털 전환(DT)에 나서고 있다.

SK에너지는 주력사업인 석유정제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울산 콤플렉스(CLX) 전 공정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플랜트’를 확대하기로 했다. 공장 폐수 재처리 과정에서도 AI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2027년부터는 항공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바이오 항공 플랫폼’ 구축 등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와 관련해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올인원 자동차 케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전국 3000여개 SK에너지 주유소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중고차 거래-전기차 충전까지 가능한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올해 처음으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 참가,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GS칼텍스는 11일(현지시간)부터 온라인에서 열리는 CES 2021에서 주유소 거점 드론 배송과 미래형 주유소의 모습을 선보인다. 향후 주유소를 전기·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 드론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물류 거점으로 이용하고 드론 격납·충전·정비, 드론 택시 거점 등으로도 활용하는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은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이 첨단 기술을 통해 경제적·사회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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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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