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폭설에도 대응 늦었다" … 결국 고개숙여 사과한 서울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제설시스템 사전대응 방식으로 전환"
한파 속 퇴근길에 제설차량도 갇혀 … 추가 재설장비 도입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 6일 저녁부터 이튿날까지 최고 13.7㎝를 넘는 사상 최악의 폭설이 내리는 동안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난에 휩싸인 서울시가 결국 고개 숙여 시민에게 사과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8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의 특성을 고려해 예보보다 먼저, 예보 이상의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부족함이 있었다"며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숙였다. 이어 "다시는 이같은 혼란과 불편이 재발되지 않도록 폭설·한파 재해예방 매뉴얼은 물론 서울시 재난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부터 재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폭설에 한파까지 … 눈 온 뒤 한시간 지나 대응수위 상향
서울에선 지난 6일 오후부터 폭설과 한파가 예고된 상태였지만 당일은 물론 7일 오전까지도 쌓인 눈이 제때 치워지지 않아 곳곳에서 교통 대란이 일어났다. 크고 작은 차량 사고가 발생하고 교통정체로 시내버스마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매서운 날씨 속에 발이 묶인 채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5일 수도권에 6일 오후 6시부터 7일 새벽까지 눈이 1~5㎝ 올 것이라고 예보했고, 6일 오전 11시에는 다시 이보다 3~10㎝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알리면서 서울시에 제설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시는 오후 5시께 사전 제설제 살포를 시작한 데 이어 오후 6시 넘어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7시20분 쯤에는 대응 수위를 올려 제설차를 동원한 제설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시간당 최대 7㎝씩 내리는 폭설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갑자기 쏟아진 눈 때문에 퇴근 시간대 도로는 사실상 주차장이 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해졌고, 이 때문에 제설차도 이동하지 못해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밤새 눈이 내리는 가운데 서울시와 자치구가 7일 오전까지 제설작업을 계속했지만 한파로 길 위에 내린 눈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이튿날도 교통대란은 이어졌다.
"재난시스템 전반, 원점부터 재정비" 약속
하지만 서울시는 출근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집중배차 시간을 평소보다 30분 늘려 오전 9시30분까지로 연장했을 뿐 는 별다른 안내나 공지를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부터야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하고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이 때문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이후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 들어간 서울시가 헤이해진 기강과 행정 공백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서울시가 6일 고위공무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시 도로 전반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 도로관리과장을 교체한 탓에 이튿날 폭설에 늑장 대응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제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은 브리핑에서 "통상적인 수준으로 제설에 임했지만 짧은 시간에 기습적으로 눈이 내렸고, 퇴근 시간대 차량과 맞물리면서 제설 차량까지 갇히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서 권한대행도 "도로관리과장의 인사 발령일은 8일이고, 6일 폭설이 내린 날에는 정상 근무했기 때문에 인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이날 사과에 이어 앞으로는 눈이 오면 치우는 사후적 제설대책에서 눈이 오기 전 미리 대비하는 사전 대책으로 전환하고 재난시스템 전반을 다시 살피겠다고 밝혔다. 사고 다발지역과 교통정체 지역에 대한 제설감지시스템과 온도 하강 시 열에너지를 방출하는 제설시스템을 도입하고, 제설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이면도로, 골목길에도 염화칼슘 등 제설제가 신속히 도포될 수 있도록 소형 제설장비도 도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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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권한대행은 "시민의 삶과 안전보다 중요한 시정 과제는 없다"며 "서울시는 이번 사태를 반성과 성찰의 계기로 삼아 각종 시스템과 복지 사각지대 등 삶의 기본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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