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면서.." 목줄잡고 돌리고 차에 매달기까지..끊이지 않는 동물학대 [김수완의 동물리포트]
"쥐불놀이하듯 빙빙 돌려" 포항 강아지 학대 논란
차에 매달려 끌려 다니다 죽은 개 사진...시민들 '분노'
전문가 "생명에 대한 이해 부족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동물을 향한 학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최근 자신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반려인들은 문제의식 없이 동물을 내던지는 등 가혹 행위를 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는 생명에 대한 이해와 배려 등 의식이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 학대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1147%까지 증가했다. 10년 동안 동물 관련 범죄가 1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자신의 반려동물에게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학대 행위를 일삼는 이들도 있다. 최근 경북 포항에서는 두 사람이 강아지의 목줄을 잡고 공중에서 쥐불놀이하듯 여러 차례 돌리며 학대하는 모습이 포착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1시30분께 북구 두호동 골목길에서 강아지를 돌리는 등 학대한 의혹을 받는 용의자 2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출석을 요구했다.
이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여성으로 한 명은 강아지 주인이며 또 다른 한 명은 견주의 친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강아지 주인은 범행을 시인한 뒤 "강아지를 돌리는 영상이 나오는 뉴스를 봤지만, 너무 무서워 자수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한 누리꾼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화가 나시겠지만, 영상을 끝까지 봐주셨으면 한다.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초반 두 사람은 산책하다가, 강아지 목줄을 쥐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강아지를 번쩍 들어 올려 공중에서 3바퀴 돌린다. 이후 바닥에 떨어진 강아지가 희미하게 낑낑대는 소리가 영상에 담겼다.
A 씨는 이 영상에 대해 자신의 지인이 촬영했으며, 지난 28일 저녁 11월30분께 포항시 북구 두호동 골목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동물 학대 행위를 보고도 방임했던 사람은 차 옆에 지나갈 때 강아지를 돌리면서 웃었다"라며 "결국 두 사람 다 강아지를 저렇게 대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생명인데 저들에게는 장난감에 불과한 거냐"며 "이런 사람이 강아지를 키우고 분양받는 게 너무 화가 나고 치가 떨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관련해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아지를 줄에 묶어서 공중으로 돌리며 학대하는 이들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여 엄벌하고, 다시는 반려동물을 기르지 못하게 해달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8일 11시 기준 3만188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강아지를 차에 매달고 달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와 시민들의 공분이 일기도 했다.
동물권 단체 '케어'는 지난 4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혹한에 개 매달고 달렸나?"라며 제보 내용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제보에 따르면 충북 옥천의 한 초등학교 앞에 주차된 차 앞쪽에 개가 밧줄과 함께 쇠로 된 긴 목줄에 묶여 누워있었다.
케어 측은 "발 4개가 다 뭉개진 듯 보인다. 이미 (개는) 죽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해당 지역 경찰서에 긴급신고를 해 현장 확인을 요청한 결과 문제의 차량과 개는 사라지고 없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차주는 확인했고, 수사는 들어가기로 했으나 차주가 개가 묶인 것을 몰랐다고 변명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동물학대는 끊이지 않을 것 같다", "죄 없는 생명에게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고의성이 다분하다. 엄벌해 달라" 등의 댓글을 달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듯 동물학대 형태는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다. 특히 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했음에도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쳐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물보호법이 개정됐지만, 실제 유의미한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지만, 강력한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상습범이 아닌 이상 법에 명시된 형량보다 낮은 수준의 처벌을 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는 동물학대는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 확산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우리나라는 생명에 대한 이해와 배려 등 의식이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동물학대범에 대해 징역, 벌금에 처할 수 있는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당국에서 동물학대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해야 하며 유의미한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며 "인식 제고를 위해 관련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