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더 올라타자?…신용대출 재개 4일만에 4500억 이례적 폭증
빗장 풀자마자 폭증
'빚투' 수요도 늘어나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새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빗장을 풀자마자 대출액이 4일 만에 4500억원이 넘는 등 연일 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있었던 만큼 또 막힐 수 있다는 공포가 불러온 일명 ‘패닉(공황) 대출’ 탓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며 ‘삼천피시대’를 열자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가 늘어난 것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올 들어 4~7일 4거래일 동안 4533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신용대출이 새해 들어 재개된 첫 날인 4일에는 2798억원이 급증했고 5일에는 647억원, 6일과 7일에는 각각 604억원, 484억원이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통상 1월에는 연말 성과급이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신용대출 수요는 줄고 예·적금 잔액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절벽을 경험한 수요자들의 ‘일단 받아두고 보자’는 심리와 주식시장 랠리에 따른 빚투 열풍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은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며 사실상 봉쇄 수순에 들어갔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443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신용대출이 재개되자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신용대출 증가속도가 가팔라졌다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용대출 재개 3일 만에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월간 신용대출 증가액 한도(2조원)를 20% 넘게 소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은행이 그동안 줄였던 신용대출 한도를 완화한 수준이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대출 수요를 줄여서 가계빚 증가를 막겠다는 정부와 은행의 대출 규제로 ‘대출 절벽’에 내몰린 직장인과 소상공인들의 성토가 쏟아진 바 있다.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간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은 한 달 새 7조5000억원 가량 쪼그라들었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예·적금에서 주식 시장·부동산 대기 자금 등으로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이어지고 연말 자영업 경기 어려워면서 서민들의 급전 수요가 더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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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혔던 신용대출 창구가 열렸지만 올해 서민들의 대출 여건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에 대한) 대출 총량 규제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에 소득에 따라 전체 대출 규모가 정해지는 규제방안이 올 1분기 나올 예정이어서 고금리의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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