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사면론'에 재신임 역풍 부나...일각선 "화살 맞겠다며 나선것"
李 당내외 비판 의식 한발 후퇴
양향자 "국민 상식에서 봐야"
안민석 "국민·당원과 소통 없었다"
대권 지지율에서는 이재명에게 밀려
"대통령 정치적 부담 덜어줬다"
자기희생, 일부선 긍정평가도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전진영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당내외 비판을 의식해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취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는 모습이다. 사면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주말을 거쳐 4일 오전까지도 당내외에서 다소 거칠게 제기됐다. 논란 확산을 꺼리는 이 대표는 이날 사면과 관련한 언급을 삼갔다. 이 대표가 사면 이슈를 꺼낸 건 자신의 존재감 과시를 위한 것이란 시각부터, 사면권을 쥔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해주려는 '자기 희생'이란 분석도 나왔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국민 상식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국민께서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논의가 무르익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5선 중진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과 당원들과의 소통이 없이 제기된 사면 복권이라서 당황스럽다"며 "묻지마 식의 사면은 동의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상당히 불리한 의제"라며 "선거라는것은 일단 지지층을 결집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이 사면론에 대해선 당원들의 반발이 아주 상당하다. 집토끼가 달아나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한 번쯤 생각해 봐야 될 거 아니냐, 이런 의견이 소수이기는 하지만 있다"면서 "그러나 절대 다수는 사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있는데 지금 할 수 있는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 SNS, 민주당 당원게시판에는 '대표 자리 내놓으시고 사면을 이야기 하라', '지금 사면 언급하다가는 대통령이 아니라 (이 대표가) 당내 경선에서 통과 못 하실 것', '어설픈 중용 하지 마시라', '이 대표 재신임 전당원 투표하자' 등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공표된 이 대표의 대선 후보 지지율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지지율의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났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에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이재명 경기지사가 20.3%로 2위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5%를 기록했다(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각에선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을 앞둔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도 있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고 나면 사실 좋든 싫든 문재인 대통령께 (사면 여부) 판단의 공이 돌아가게 된다"며 "아마 이 대표는 그 과정들을 예상하고 본인이 화살을 조금 맞겠다는 방식으로 나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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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이 던진 사면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전일 최고위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선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제 오랜 충정을 (지도부에) 말씀드렸다"고 말했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의 발언은 국민 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했다.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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