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대출 금리 인상
예적금 금리는 제자리
실수요자·서민층 피해 우려

대출규제에 더 커진 예대금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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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해 대출 금리는 크게 오른 반면 예ㆍ적금의 금리는 증가폭에 못미치는 등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이 같은 역주행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서민 및 금융 취약계층의 대출 절벽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1월 1.81%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전년 12월 예대금리차가 1.62%포인트였던 것과 비교하면 0.19%포인트 커졌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도 2.02%포인트로 0.01%포인트 벌어졌다. 이는 초저금리 속에서도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오른 반면, 예금이나 적금 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한 탓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금리와 수신금리 모두 떨어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연말 들어 은행들이 여신 총량관리를 위해 가계대출 금리를 일부 인상하면서 예대금리 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연 2.72%로 전월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해 9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오름폭은 2019년 9월(0.1%포인트) 이후 1년2개월 만에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56%로 0.09%포인트 뛰어올랐다. 지난해 4월(2.58%)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집단대출(0.11%포인트), 보증대출(0.15%포인트) 금리 등도 줄줄이 올랐다. 또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2.86%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두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여권에서 예대금리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하고 나섰지만 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과거 은행들은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를 '왕창' 올리는 반면 예금금리는 '찔끔' 올리는 방식으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예대금리차는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예대금리차의 확대로 부동산 실수요자, 서민 및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한층 더 떨어지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들이 새해 들어 신용대출을 재개한다고 하지만 금융당국의 총량규제 강화로 높아진 대출 문턱이 다시 낮아지기란 요원하기 때문이다.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자영업자와 서민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 2금융권과 불법 사금융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보험 등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4조7000억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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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욱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경제 충격이 장기화하고 있어 당분간 경제 양극화가 심화하고 취약계층의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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