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경찰서, ‘착한 사마리아인법’ 없어 술마신 뒤 방치해 숨지게 한 일행 혐의적용 고심

부산진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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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젊은 20대 남성 A씨가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걷다 넘어져 의식을 잃었다. 다음 날 아침 싸늘한 주검으로 모텔방에서 발견됐다. 장례식 날까지 여기까지인 줄 알았다. 함께 술을 마신 친구 4명 빼고는….


술자리에서 싸움을 벌인 상대가 기절해 쓰러졌는데도 119를 부르지 않고, 모텔방으로 옮긴 뒤 도주해 결국 A씨를 사망케 한 20대가 구속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몸싸움을 벌여 상대방의 의식을 잃게 한 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B(남, 24)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B씨는 지난 10월 14일 오후 11시 4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주점 인근에서 A씨와 다투다 그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B씨를 비롯해 아르바이트 동료 5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반말을 놓고 A씨와 B씨는 말다툼을 벌였다.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B씨는 자리를 피하려던 A씨의 멱살을 잡고 뒤로 밀쳐 넘어뜨렸다. 머리를 부딪힌 A씨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B씨 일행은 A씨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대신 그를 아스팔트 바닥에 20분가량 방치한 뒤 A씨를 근처 모텔로 데려갔다.


B씨 일행은 모텔에 들어간 지 40여분이 지난 15일 오전 0시 45분 A씨 혼자 남겨두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새벽 2시께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에서 A씨의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로 판정됐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을 거쳐 청구된 영장은 지난 17일 법원이 발부했다.


부산진경찰서는 B씨 이외에 당시 현장에 있었던 동료 4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형사 입건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에게 구호 의무가 있는지 다양한 방면으로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법으로서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없다. 이 ‘법’은 타인의 신체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고도 구조에 나서지 않는 경우 처벌하는 법이다.


피해자 가족은 이들 모두 엄하게 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 가족은 “가해자들은 장례식장에 찾아와 ‘폭력은 전혀 없었고, A씨가 길을 걷다 술에 취해 부주의로 넘어졌다’고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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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장례식 과정에서 사건 내막이 드러났고, 유족에게 더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며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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