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반도체 호황 온다'…日 반도체 앞다퉈 증설
미쓰비시전기·도시바·후지전기 등 日 메이저, 전력반도체 잇단 투자계획
친환경차 급증에 반도체 수요 덩달아 늘어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도시바, 후지전기 등 일본 반도체 메이커들이 차량용 전력반도체 투자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제어하거나 변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데 필수부품으로, 그동안 발전소 설비용으로 쓰였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설비 증설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전기, 도시바, 후지전기 등 일본 반도체 메이저들은 일제히 전력반도체 생산설비 확대에 나섰다. 후지전기는 2023년까지 국내외 설비에 1200억엔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후지전기는 야마나시현 공장의 생산능력을 올해 중 전년대비 30% 늘렸으며 말레이시아 등 해외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키로 했다. 후지전기는 전력반도체에서 차량용 매출비중을 2019년 35%에서 2023년까지 50%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도시바는 2023년까지 800억엔을 투자해 이시카와현 공장 등의 생산능력을 30% 늘린다. 도시바는 송배전 설비 전용 전력 변환장치 등 전력반도체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현재 약 1500억엔의 매출규모를 2000억엔으로 30%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쓰비시전기도 200억엔을 투자한 신공장을 내년 11월 가동하고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2019년 대비 2배로 늘린다고 밝혔다. 이들 일본 메이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20%에 달한다.
이들이 전기차에 관심을 두는 것은 전력반도체의 전력제어기술이 전기차의 연비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확대로 전력반도체 시장도 덩달아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가 각광받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전기차 판매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대수는 올해 170만대에서 2025년에는 85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력반도체 세계시장 규모 역시 2018년 186억 6500만달러에서 2025년 243억51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내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취임하며 2050년까지 탈탄소 달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보급률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유럽연합(EU)는 2019년에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공약을 내걸고 관련 정책을 전개하고 있고, 미국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 본격화 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 외 해외 경쟁사의 투자도 활발하다. 전력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독일 인피니온은 16억유로를 들여 오스트리아에 새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5월 완공해 2021년말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는 전망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인 미국의 온세미콘덕터는 반도체 위탁 제조업체인 글로벌 파운드리즈로부터 뉴욕주의 공장을 매입해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도래할 것이란 전망도 이들 기업의 투자에 힘을 싣는다. 미국의 중국 첨단기술기업 억누르기로 한국,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특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실적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전기차 부품이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