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면 100대 기업 영업익 22%↓…현금성자산 '多多'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국내 주요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반도체 효과에 힘입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착시 현상일 뿐, 본격적인 경기 반등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 점은 긍정적이나 차입 의존도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0대 상장사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을 포함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3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수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0대 상장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51.3%)을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18조4000억원에 해당한다. 나머지 98개사의 영업이익(17조5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1.9% 줄었다.
반도체 기업을 포함한 100대 상장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11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투자는 11.7% 증가한 4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같은 기간 3.3% 감소에 그쳐 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판단이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 반등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 업황의 회복으로 인한 착시 효과 영향이 커 본격적인 경기 반등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악재 속에서도 기업들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집행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주요 기업의 현금성자산 및 차입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100대 상장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조3000억원 증가했다. 동시에 재무활동 현금흐름(-1조원)과 현금성자산(113조1000억원)도 같은 기간 각각 11조8000억원, 19조5000억원씩 늘었다. 이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업들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보유하려는 경향이 짙어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100대 상장사의 3분기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증가해 최근 5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외 시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4조3000억원) 순유출에서 올해(3조9000억원) 순유입으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활동 현금흐름 증가 폭(8조2000억원)은 영업활동 현금흐름 증가 폭(5조9000억원)을 상회했는데 이는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기업의 차입 의존도가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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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반도체를 제외한 주요 기업이 올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3분기까지 실적 부진이 지속된 데 더해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을 비롯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향후 전망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이 투자·고용→생산→이윤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선제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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