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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원 뚫고 1080원대…원·달러 환율하락 언제까지?

최종수정 2020.12.05 08:08 기사입력 2020.12.0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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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저항선 1100원 뚫고 급격한 하락
중소 수출기업 타격 불가피
외환당국 긴장…급격한 변동성엔 대응할 듯

1100원 뚫고 1080원대…원·달러 환율하락 언제까지?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100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1100원선을 뚫고 내려간 환율은 하루만에 1080원대까지 더 떨어졌다.


예상보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환율에 수출기업과 외환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외환당국은 당분간 원화 강세는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 ▲달러 약세 ▲위험자산 선호 ▲한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등을 고려하면 추세적으로 원화강세는 피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파른 환율 하락을 두고만 볼 수도 없어 긴장 속에서 시장을 지켜보는 모양새다.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수출기업, 특히 환헤지가 쉽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시장에선 당분간 약달러 기조가 이어지는데다, 국내 주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당국이 어느 정도 조치는 하겠지만, 추세적인 흐름을 바꾸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전저점 레벨인 1050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루만에 15원 가까이 급락

4일 원·달러 환율은 1080원선을 겨우 지킨 채 마감했다. 지난 3일 1100원선이 깨진 데 이어, 하루만에 추가로 15원 가까이 급락한 1082.1원에 장을 마쳤다. 나흘 연속 하락세다. 2018년 6월 중순 1083.10원을 기록한 후 2년6개월만에 최저치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되던 올해 3월에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상승해 우려를 키웠었다. 3월19일 원·달러 환율은 1285.73원까지 오르며 연내 최고점을 찍었다. 1300원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도 나왔다. 코로나19 불확실성에 전 세계에서 달러 확보 수요가 늘어나며 달러가치가 올라간 영향이었다. 당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2.82까지 올랐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각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통화완화조치를 계속해서 내놓자 달러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게 됐다. Fed는 제로(0) 금리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며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이렇게 유동성이 풀려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글로벌 투자자금은 급격히 위험자산으로 쏠렸다.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달러,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보다는 신흥국 주식시장 투자매력이 올라간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고, 수출도 선방하고 있어 외국인 자금이 더 쏠렸다.


수출기업, 환율 영향 줄었다지만…여전히 긴장

수출 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환율이 기업들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수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원ㆍ달러 환율 1100원, 대기업은 1000원을 환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여긴다.


중소기업들이 환율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대기업은 해외법인이 있어 해외에서 직접 생산한 뒤 제품을 팔 수 있고, 수출대금을 환전하지 않고 달러로 보유할 여력이 있다. 지난 9월 기준 무통관수출(해외 생산기지에서 한국을 거치지 않고 수출) 비중은 약 14% 정도다. 환율 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환헤지도 대기업에서 더 활발하다. 중소기업들은 당장 원화 확보가 급한 경우가 많아 환율 손실을 보고서라도 수출대금을 환전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 한국기업들의 수출품목이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하지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TVㆍ스마트폰을 가격이 싸서 사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로, 원화가 강세를 보여도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을 덜 사는 사태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예전엔 한국의 경쟁기업이 일본기업들이었다면, 요즘은 중국기업들이라는 점도 원화강세가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닌 이유다. 엔화와 원화가치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원화와 위안화 가치는 동조화 양상을 보여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외환당국 "급격한 변동엔 유의"…시장 모니터링

정부는 원ㆍ달러 어느 정도의 원화 강세는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급격한 환율 변동성에는 유의하며 보고 있다. 예상 범위 이상의 환율이 떨어지면 기업들의 환헤지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급격히 떨어질 때마다 외환당국 관계자들이 시장 안정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당국 수장들은 잇따라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과도한 환율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환율 하락 쏠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두개입은 단기간 환율 하락을 방어하긴 했지만, 이내 다시 떨어졌다.


외환당국은 최근 환율 하락이 한국 내부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대외 여건에 따라 추세적으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환율이 하락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달러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102를 웃돌던 달러인덱스는 91.0을 밑돌고 있다.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선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수위를 높이고 환율 하락 움직임을 둔화시키기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때문에 당국이 외환시장에 무작정 개입하기는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재무부에 의해 환율조작국 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돼 있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한국 수출이 플러스 전환하며 교역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경제 정상화 기대 등이 위험자산 선호를 확대했다"며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위안화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는 것 역시 원화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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