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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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 집행을 정지시켜달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해당 명령의 효력에 대한 법원의 종국적인 판단이 아니다.


즉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며 직무를 정지시킨 명령이 적법한지 여부는 취소소송을 통해 가려지게 되며, 집행정지 사건에서는 단지 취소소송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킬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하지만 윤 총장의 징계를 논의할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검사 징계위원회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취임 이후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온 두 사람과 관련된 첫 번째 직접적인 사법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윤 총장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판단기준

집행정지에 대해 규정한 행정소송법 제23조 2항은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를 법원이 집행정지 결정을 할 수 있는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


윤 총장의 임기가 내년 7월 만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 윤 총장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취소소송이 진행되면 윤 총장이 승소한다 해도 대법원 확정 판결은 고사하고 1심 판결 선고도 윤 총장이 임기가 끝난 뒤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직 검찰총장이 장관의 잘못된(취소소송에서 윤 총장이 승소할 경우) 직무정지 명령으로 법에서 정한 2년 임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8개월 동안 총장의 직무수행을 못한다는 건 윤 총장 입장에선 엄청난 피해라는 건 분명하다.


때문에 이번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가 법무부의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다음 달 2일 전에 결정을 한다면, 집행정지 신청 인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징계 처분 나오면 ‘각하’ 대상… 결정 유보 가능성도

다만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이 곧 내려질 것이라는 점은 재판부를 고민하게 하는 요소다.


법원이 윤 총장의 징계가 의결되기 전에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 직무정지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더라도 징계위원회가 해임이나 면직을 의결해 징계 처분이 내려지면 복귀시킬 직무 자체가 사라져 법원의 인용 결정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재판부가 해임 등 징계 처분이 집행될 때까지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면 인용 여부에 대한 고민 없이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어차피 윤 총장은 징계 처분의 취소소송을 내면서 징계 처분의 집행을 정지시켜달라는 신청을 할 텐데, 징계 처분이 있을 때까지 불과 2~3일간 총장의 직무정지 효력을 정지시키는 효과를 위해 재판부가 많은 부담이 따르는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틀 뒤 열릴 징계위원회에서는 윤 총장에 대해 해임이나 면직 등 중징계가 의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추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고, 추 장관이 인사 때 법무부로 데려온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당연직 위원인데다 나머지 5명 위원 역시 모두 추 장관이 징계위원으로 발탁하도록 돼있어서다.


장관이 지명한 2명의 검사나 외부인사인 위원 중 일부가 반대의견을 낼 가능성도 있지만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징계가 의결되는 만큼 추 장관의 의중이 그대로 관철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 재량 여지 커… 감찰위·징계위 영향 미칠 듯

이번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다른 사건에 비해 재판부 재량의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법원 안팎에서 나온다.


임기가 8개월 남은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남은 임기 동안 총장 직무 수행을 못하도록 할 때 윤 총장이 입는 피해가 너무 크다고 볼지, 아니면 임기가 8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그 사이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켜 사실상 명령을 무력화할지도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결정이 달라질 수 있는데다 징계 처분이 나오기 전에 결정을 할지 말지까지도 재판부 재량이기 때문이다. 결국 결정 시기와 결정 내용 모두 오로지 재판부의 의지에 달려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만일 징계위원회에 앞서 재판부가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결정을 내릴 경우 윤 총장은 즉시 총장 직무에 복귀하게 되고 이후 나오는 징계위원회 결정의 효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해임 등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비슷한 이유로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로 예정된 감찰위원회 역시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이 나온 상태에서 열릴 경우 보다 강력한 권고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묵시적 승인 하에 이뤄진 이번 직무배제 조치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릴 경우 그 후폭풍은 추 장관을 넘어 현 정부 전체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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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의 사법부가 정권에 부담을 주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과 ‘사법농단’ 수사를 지켜보며 판사들이 윤 총장을 비롯한 검사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억눌러왔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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