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경제 '두마리 토끼' 쫓는 정부…자충수 될라
개인방역 내세우면서도 소비쿠폰 등 소비진작책 지속
경기지표 등 반등에도 내년 전망은 안갯속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째 300명대로 오르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경제와 방역을 함께 잡겠다는 '두 마리 토끼잡기'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최대한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하면서도, 소비쿠폰 발행과 같은 소비진작대책은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세분화하며 규제 정도도 느슨해졌다. 1년 내내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국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고 있다. 정부 의도대로 개인 판단에 의존한 방역이 성공한다면,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단기적 충격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안이한 대응이 자칫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어느 순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소비쿠폰 사업은 지속
2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8대 소비쿠폰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19일 "거리두기 1.5단계에서는 철저한 방역조치 아래 소비쿠폰 사업이 지속될 것"이라며 "확산세가 심해지면 그때 가서 부처들과 함께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소비쿠폰을 발행했다가 코로나19 재확산에 이틀 만에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달 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세분화하며 지침 강도도 약해졌다. 정부는 이달 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3단계에서 5단계로 재편하고 총 1~3단계 중 1.5단계와 2.5단계를 추가했다. 한국은행 등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을 기관들은 거리두기 단계가 확장되며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에 미치는 충격은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개편 전에는 거리두기 2단계에서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지만 이제는 10% 입장이 가능하다. 모임 역시 이전엔 50인 이상이면 금지됐다면, 이제는 100인까진 용인되는 식이다. 한 한은 관계자는 "올 4월경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60명 수준이더라도 사람들이 외출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정도는 훨씬 컸던 반면, 이제는 1.5단계나 사실 2단계라도 일상적인 소비는 다들 하는 수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지표 겨우 반등했지만 미래 불투명
이에 따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 충격은 올해 초보다는 훨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도 지난 4월엔 70.8까지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나타난 9월엔 79.4 수준으로 4월보다 충격이 덜했다. 수출도 회복 중이다.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전년동기대비 20.1% 늘었다.
하지만 정부의 '두 마리 토끼' 전략이 언제까지 통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 청장)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어느 순간 환자가 누적돼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경우"라며 "기하급수적으로 환자가 늘어난 양상이 1~2주 지속되면 중환자 병상(운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깐의 소비 충격을 줄이려다 오히려 더 큰 경제충격이 올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해외에서도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며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봉쇄조치도 이어지고 있어 연말연시 수출회복도 장담하기 어렵다. 달러 약세에 꾸준히 하락한 원ㆍ달러 환율도 우리 수출엔 부정적이다. 내년 경제전망이 어려워지면 경제정책을 짜기도 힘들어진다. 지금까진 내년 3%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는데, 'V자 반등'이 멀어지면 정부가 투입해야 할 돈의 규모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음달 '2021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