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 짧아야 한다? 쇼트폼 콘텐츠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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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콘텐츠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쇼트폼(short form). 말 그대로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의미한다. 물론 얼마나 짧아야 쇼트폼일까 하는 의문은 있지만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틱톡(TikTok)이 가져온 15초 영상의 열풍은 짧고 강렬한 콘텐츠가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져왔다.


왜 지금 쇼트폼일까. 올해 조사에 의하면 인간이 주목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7초라고 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많은 자극 속에 살고 있으며 여러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소위 멀티태스팅(multi-tasking)에 익숙한 듯하지만 실제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2000년 12초에서 5초가 줄었다. 금붕어의 주의 집중 시간인 9초보다 짧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주목도에 비해 긴 호흡의 영상에 익숙해지도록 강요당했던 것은 아닐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며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웹툰이나 웹드라마처럼 이동하면서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즐기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를 경험했다. 하지만 수동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고 누구나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밀레니얼과 Z세대를 중심으로 영상을 통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현상이 쇼트폼 콘텐츠 트렌드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왔다.


그러나 쇼트폼만이 정답은 아니다. 올해 초 많은 주목을 받으며 10분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던 미국의 퀴비(Quibi)는 부진한 실적으로 결국 사업을 중단했다. 퀴비는 퀵 바이츠(Quick Bites)의 줄임말로 짧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했지만 다양한 볼거리가 없어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9월 20분 이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며 개편된 카카오TV는 3주 만에 누적 조회수 3만 회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결국 영상의 길이 자체보다는 영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짧고 강렬한 쇼트폼 콘텐츠가 시선을 끌 수 있지만 재미와 공감을 주지 않는다면 사랑받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긴 영상이라고 하더라도 유익한 정보와 감동을 준다면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영상의 길이라는 형식보다는 내용이 주는 가치가 중요하다. 직접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며 얻는 놀이의 즐거움도 있지만 전문적으로 제작된 영상을 감상하며 얻는 즐거움도 크다. 다양한 콘텐츠가 목적과 내용에 맞게 다양한 길이로 제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가 제작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를 전문가 제작 콘텐츠(PGC, Professional Generated Content), 전문적인 이용자 제작 콘텐츠(PUGC, Professional User Generated Content), 이용자 제작 콘텐츠(User Generated Content)로 나눈다.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은 이렇게 다양한 주체에 의해 쉽게 콘텐츠가 제작, 소비, 공유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이유다.


쇼트폼 콘텐츠 트렌드가 반가운 것은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동적 태도에 머무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능동적으로 제작하고 소비하면서 그러한 행위 자체로 다양성을 늘리기 때문이다. 쇼트폼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왜 콘텐츠를 소비하는지, 콘텐츠가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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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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