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勝]경제공약 살펴보니…稅 부담도, 최저임금도 높아진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경제정책은 증세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최저임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한다.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라는 캐치 프레이즈하에 성장과 분배를 통한 불평등 해소, 중산층 회복에 기반한 안정적 성장에 방점이 찍혔다.
이는 지난 4년간 감세ㆍ규제 완화를 앞세워 성장에 주력하던 '트럼프노믹스'와는 확연하게 다른 길이다. 법인세ㆍ개인소득세 등의 증세로 확보한 재원을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투입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최저임금은 두 배로 올려 중산층 복원에 나서겠다는 게 '바이드노믹스'의 골자다. IT 대기업, 금융 규제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7일(현지시간) 대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미국의 경제, 금융 등 주요 정책에 일부 변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노믹스와의 가장 큰 차이는 조세정책에서 확인된다. 우선 법인세의 최고세율은 21.0%에서 28.0%로 인상하고 개인소득세의 최고세율도 39.6%까지 올리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37%까지 낮아졌던 소득세 최고세율을 다시 원상복귀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부자증세, 기업증세를 기반으로 재정지출 여력을 확대하고, 이 재원을 친환경 인프라 투자에 쏟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현재 미국의 법인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6번째로 낮다. 하지만 인상 시 한국(25.0%)보다도 높아진다.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 소득(GILTI)세율도 인상된다. 11ㆍ3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우위를 점하며 '바이든 증세'가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기업으로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규제 또한 한층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업계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IT 공룡들이다. 현재 민주당은 IT 대기업의 반독점 이슈를 눈여겨보고 있다. 과거 AT&T 등 미 정부 주도의 기업분할 전례를 감안할 때, 강제분할을 위한 규제가 대거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금융거래세 부과, 글래스-스티걸법 도입 등을 검토 중이다. 미국 금융기관의 위험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제정된 볼커룰을 강화하고 소비자금융보호국을 재활성화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 완화됐던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금융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금융거래세 도입 등은 은행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들에게도 여파가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별도 보고서를 통해 "금융자문사가 고객이익보다 자기이익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정을 개정할 것"이라며 "금융사들의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바이드노믹스의 수혜산업은 단연 클린에너지가 첫손에 꼽힌다. 탄소중립을 수반한 100% 클린에너지를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이든 후보는 전기차,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전면에 앞세웠다. 그는 인공지능(AI), 양자·고성능 컴퓨팅, 5G·6G, 신소재, 청정에너지, 반도체, 바이오 기술 등에 3000억 달러 규모의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관련 산업군은 수혜가 기대된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산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입하는 '바이 아메리칸', 공급망 확충 등을 통해 신규 일자리 500만개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바이 아메리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 산업에 무게를 두고 있어, 석유ㆍ가스 등 전통적 화석연료사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바이드노믹스와 트럼프노믹스의 차별화는 노동정책에서도 확인된다. 바이든 후보는 연방정부가 정한 최저시급을 7.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여기에는 트럼프 시대를 지나며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내 소득 불균형이 심화했다는 위기감이 배경이 됐다.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증세와 동시에 최저임금을 인상하며 소득 불평등 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에 덮인 기업들에는 증세, 규제와 함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제를 떨게 한 트럼프발 관세폭탄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 역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언급해온 점을 감안할 때 미ㆍ중 무역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자주의자인 그는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중국을 견제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역내 다자무역협정을 활용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항해 미국 중심의 다자주의 무역체제를 부활, 중국을 견제할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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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추진될 공약은 단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다. 바이든 후보는 증세와 동시에 재정지출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HSBC는 "바이든 후보의 증세 정책이 경기 회복에 부정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 대응, 대규모 재정지출 등이 단행되면서 (증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화정책에서도 재정확대정책의 연속성을 지원하는 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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