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기회" 발언 논란 일파만파…시민단체, 잇따라 여가부장관 사퇴 촉구
이정옥 여가부장관 "성인지 학습기회" 발언 논란 거세
여성단체 등 시민단체들 성명내고 잇따라 사퇴 촉구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내가 학습 교재냐" 비판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치러지게 된 내년 보궐선거를 두고 "국민 전체가 성 인지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정치권 안팎에서 쏟아진 비판에 이어 시민단체들도 한목소리로 이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전 시장 사건의 진상규명과 2차 피해 근절 등을 목표로 여성단체가 공동 출범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공동행동'(공동행동)은 6일 성명을 내고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입장을 지속해서 회피하는 것이 여가부 장관이라면 자신의 역할을 먼저 학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두 지방자치단체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열리는 재ㆍ보궐 선거에 대해 "성 인지성을 집단학습할 기회"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공동행동은 "성차별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주무 부처 장관의 철저한 무책임과 유체이탈은 지금 싸우는 피해자들에 대한 외면이며 앞으로 드러나고 말해져야 할 성폭력에 대한 방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미투운동의 시대를 거치며 시민은 부당한 권력 관행과 문화, 제도를 바꾸고자 하고 있으나 정부 여당은 부인과 부정, 2차 가해 방치의 일로를 걷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촉구 공동행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시청에서 출발해 인권위까지 행진하고 인권위 앞에서 직권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과 자신의 딸이 박원순, 오거돈 사건의 피해자라면 이렇게 답변할 수 있느냐고 묻고 싶다"면서 "이 장관이 자진 사퇴를 하거나 대통령이 이 장관을 해임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전국 290개 여성인권단체로 구성된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역시 전날 성명서를 내고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성 인지 감수성을 학습시켜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며 "이제까지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여성가족부 수장이 이런 관점으로 기관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 피해자를 학습 교재 따위로 취급하는 발언을 내뱉으면서도 한 점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 이가 여성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수장의 자리에 있어도 되는 것인가"며 "장관이 자신의 망언에 대하여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여성가족부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거돈 성폭력 사건 피해자 A씨도 전날 대책위를 통해 "오거돈 사건이 집단 학습 기회라니, 그럼 나는 학습교재냐. 내가 어떻게 사는지 티끌만 한 관심이라도 있다면 저따위 말은 절대 못 한다"고 이 장관의 발언을 거세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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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문제의 발언이 논란이 된 날 오후 예결위 답변 기회를 얻어 곧바로 사과의 뜻을 밝혔었다. 이어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 회의 전에도 "성희롱·성폭력 사건 피해자분들께 당초 저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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